화장품 방문판매 제품이 인터넷을 통해 일반 판매가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등 급성장에 따른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판 시장의 위축에 따라 후발·중견 업체들이 대거 방판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시장 포화와 소비심리 저하로 시장의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수익성에서 기대만큼 효자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 방판사업부에서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인터넷쇼핑몰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설도 떠돌고 있다. 실제로 많은 쇼핑몰에 방판·백화점용 제품들이 정상 판매가보다 15~30%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올라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선두권 업체들과 중위권 업체들 간의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지면서 중견업체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선택한 카드가 바로 방문판매다. 고가품 위주로 판매되다 보니 마진이 높고, 연평균 30%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3조원의 대형시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올 초 나드리화장품이 방판 전문 브랜드 ‘헤르본’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유럽 제품인 ‘주베나’를 수입·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애경산업 역시 이달 1일부터 새 브랜드 ‘디끌라리’로 방판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케라시스 등 생활용품의 취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화장품은 기존 ‘시세리아’에 이어 올해 초 ‘잉그리드 미에’를 수입해 출시했다. 이 같은 중위권 업체들의 도전에 대한 선두권 업체들의 대응 또한 활발하게 이뤄졌다. 태평양이 최근 ‘헤라’의 제품 수를 기존 30여 개에서 40여 개로 늘려 리뉴얼 런칭했으며, LG생활건강은 올들어 ‘노블라임’을 출시하면서 방판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확대에 나섰고, 코리아나는 신물질 EGF 성분이 함유된 ‘타임 리커버리 크림’을 출시하여 초고가 제품 시대를 열었다. 각 업체들은 지나친 과열경쟁으로 직판사업에서 기대 만큼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자 구방판사업으로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 중위권 업체의 방판사업부 관계자는 “구방판의 선두인 태평양을 따라잡기 위한 신규 진입 붐이 불고 있어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직판, 구방판, 다단계의 장점을 포괄하거나, 방판시장의 틈새를 노리는 새로운 유통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방판시장 역시 그다지 효자노릇을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공급량 증가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통채널별 비중을 살펴볼 때 이미 성장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이러다 보니 최근 방판제품의 인터넷 할인판매가 이뤄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방문판매팀의 운영자는 “인원 가동을 예전과 같이 하는 것이 힘들게 됐다”면서 “제조사들보다 판매원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것 같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307호 기사)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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