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이남기)가 지난 7월 4일부터 한달 보름간 실시한 화장품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 및 불법행위에 대한 처분 발표가 당초 계획됐던 10월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공정위 관계자는 “업무 진행상 10월 중 결과 발표는 다소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서 “더 늦어지면 연말쯤이나 돼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공정위에서 밝히는 이유는 “위원회 체계상 논의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즉, 화장품 관련 조사 건 말고도 여러 가지 현안이 산적돼 있는 관계로 물리적인 처리시간의 한계 때문에 늦어지면 연말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무 선에서의 작업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조사 착수 당시 불공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던 대리점에 대한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및 거래지역제한행위, 인터넷쇼핑몰에 대한 공급거절행위, 거래상지위남용행위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혐의점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됐던 업체 중에서 특히 국내 상위 2개사의 불법행위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과와 처분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공식 발표가 있어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발표를 앞두고 업계에서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와 사이버코스메틱연합(인터넷쇼핑몰 관련 단체)과 같은 관련 단체들이 공정위 해당 부서를 찾아가 건의서를 제출하거나 담당자에게 요구사항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기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단체들의 움직임이 공정위의 조사 결과 발표에 실제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제조사와 온라인유통업체간 헤게모니 싸움의 한 전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쇼핑몰 관계자는 “공정위 발표가 기대치 이하일 경우 단식농성도 불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제조사들의 유통정책에 강한 저항심리가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 대리점들도 신경이 곤두서 있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말은 거래 관계지만 사실은 상하·종속적이었지 않았냐”고 운을 뗀 후 “이번 계기로 경우에 따라 때로는 영업 압박을 가하고, 때로는 시장원리를 들먹이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으면 한다”고 밝혔다.(305호 기사)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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