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전문 브랜드가 저가제품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중고가 시장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최근 제품 리뉴얼 및 신제품 출시에 따라 단계적인 소폭의 가격 인상을 시도하면서 소비자에게 은근한 암시를 보내고 있다. 에뛰드의 경우 올 가을 히트작인 ‘에뛰드 골드 톡스 립스틱’을 시작으로 중고가 시장에 진입했다. 또한 ‘시너지 아이라이너 & 마스카라’ 등을 리뉴얼하고 1～2천원 가량 가격인상을 단행,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보브 역시 다음달 초 중고가 시장을 겨냥해 기존 제품보다 1.5 배 높게 가격을 책정한 신규 브랜드 런칭을 준비중이다. 이미 대리점 및 전문점, 소비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마케팅을 거친 이 제품들은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수입 브랜드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을 얻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렇듯 색조 전문 브랜드가 메이저급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브랜드 파워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각각 송혜교와 임은경이라는 스타급 모델을 내세워 홍보활동을 펼쳐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켰고, 제품의 품질력 또한 소비자에게 인정받아 시판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김수미 에뛰드 마케팅팀 과장은 “상승된 브랜드 이미지나 제품력과는 상대적으로 저가가격을 고수할 경우 제품불신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가격 인상정책은 결과적으로 어려운 전문점에게 마진율을 높여줌과 동시에 회사도 매출상승 동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선미 보브 영업부 미용연구과 주임은 “기존의 저가브랜드와 병행해 나가면서 중고가 시장에 서서히 안착할 것”이라며 “수입사와의 경쟁력 재고를 위해 필수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화장품 시장 전반에 고가 물결이 밀려들면서 색조 브랜드의 가격인상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소비자들의 색조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체감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제품군이 시판 시장에서 무리없이 팔릴 것이라고 전망된다. 미니몰의 한 관계자는 “요즘 비싼 제품들이 워낙 많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1～2천원 인상된 제품에 대한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수입제품들이 밀려들어 실질적인 색조 제품 사용자인 20대중 후반 층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색조 선두 브랜드들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정은숙 기자 freshj@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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