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되면서 화장품이 점차 고급화 전문화되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은 말 그대로 화장품의 기능을 극대화시킨 제품으로 사용상 부주의 즉, 보관상의 문제만 없다면 기존 일반 화장품보다 높은 효능·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화장품 보존·보관은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문제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대개 "기존 냉장고"를 연상할 것이다. 일반 냉장고의 냉장실 온도는 섭씨 1∼5℃를 오간다. 이러한 냉장실의 온도에 화장품을 보관하면 괜찮을 것 같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전문가들은 "기능성 화장품을 포함, 일반적인 화장품의 보관 온도는 섭씨 15℃안팎"이라고 말한다. 또한 화장품을 15℃이하의 온도에서 장기간 보관할 경우, 성분 변질 등의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온도는 각종 데이터에 근거해 밝혀진 것으로 "보습력이 가장 뛰어난 상태"를 말하며 "외부와의 온도차"를 염두에 둔 견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화장품의 유통기한 표기 문제가 입법화되는 가운데 제품 보관상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 화장품의 상태를 최적화시켜 만족도를 극대화시킨다는 업체들의 계획아래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구매시점관리시스템 전문 벤처기업인 (주)하나카드넷은 기능성 화장품을 최적의 온도에서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화장품 냉장고 "미즈"(사진)를 출시했다. 하나카드넷 한미선 사장은 "미즈는 기능성 화장품의 성분 변질방지와 최적의 온도인 15℃를 유지시켜 화장효과 증대는 물론 오랜시간 최적의 상태로 보존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기존의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열전 반도체라는 신기술을 응용한 냉각방식을 채택해 소음이 없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말 특수 고객층을 위해 150만원 상당의 21ℓ짜리 "라미고"를 출시한 것과는 달리, 이 제품은 일반인을 위해 특별히 20만원대(5ℓ)로 가격을 책정했다. 현재 월 5천대를 생산해내며 화장품 업체들로 하여금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 업체는 조만간 화장품사들의 "냉장용 화장품" 출시와 더불어 "패키지"로 묶어 냉장고를 판매할 예정에 있다. 제휴업체는 국내·외 모회사로 알려져 있으나, 밝히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이 업체 관계자는 "냉장용 화장품이 출시되면 엄청난 수익이 증대될 것"이라며 "기존에 닦아 놓은 5,000여 곳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시장을 낙관했다. 이 업체말고도 화장품 냉장고는 여러 업체에서 출시하고 있다. 화장품 냉장고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주)한국뷰리셀의 "듀이셀"은 지난 97년 IMF 당시 출시되어 소비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회사는 현재 휴대용 화장품 냉장고의 상용화를 앞두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굴지의 삼성전자에 전자부품을 납품해온 (주)세화도 지난달 삼성전자와 화장품 냉장고 공급 가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세화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결정 날 사항"이라며 "현재로선 밝힐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이렇듯 몇몇 업체들이 화장품 냉장고 시장에 뛰어들며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화장품 유통기한 입법 가시화 소식과 소비자들이 화장품 보관에 대해 인식이 전환되고 있음에 기인한다. 또한, 여러 업체들이 함께 시장에 진입, 크게 확대해 나가며 나눠먹기식의 마케팅 기법을 활용한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의 화장품 사용기간은 평균 6개월이라고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화장품 유통기한 설정 또한 화장품 사용기간과 무관하지 않아 이들 업체에게는 호재로 통할 것이다. 홍보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화장품 냉장고의 미래는 그리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원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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