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판업계가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8월 20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대교, 웅진코웨이 등 4개 방문판매업체에 대해 방문판매업 신고를 하고 실제로는 다단계 판매 영업행위를 했다며 고발,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조치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대교 등 3개 업체에는 미등록 다단계 판매행위 중지 또는 30일 이내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요구하는 시정명령과 함께 100만∼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고 웅진코웨이에 대해서는 소비자피해가 다수 발생해온 점을 감안해 시정명령 및 100만원의 과태료 부과와 함께, 고발 조치됐다.

◇30일이내 다단계 등록하라=공정위측 관계자는 "이들 업체들은 4~7단계의 판매원 조직을 운영하면서 판매활동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부여하는 명백한 다단계 판매행위를 해왔다"며 "조직의 확장성, 연고판매 대인판매 등으로 인한 사행성 조장, 다수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 시정명령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업체의 미등록 다단계영업행위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하면서 이들의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중지시키고 타 업체로의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 8월 14일 전체회의를 소집한 후 해당 업체 담당자를 불러, 소명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측은 이번 조치는 올 초 2월26일부터 5월 11일까지 실시된 방문판매업체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매출액 규모가 큰 20개 업체 대상의 조사를 벌여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이번 4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업체들에 대해 소회의를 통해 조만간 추가 시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실태조사에서 파악된 242개 업체에 대해서는 시정 권고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외도 대형 방판업체의 하부조직인 대리점까지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방문판매법에서는 △판매원의 가입이 단계적 누적적으로 이뤄져 가입한 판매원의 단계가 3단계 이상 △판매원을 단계적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하는데 있어 판매 및 가입유치 활동에 대한 경제적 이익의 부여를 유인으로 활용되는 것 등을 다단계판매의 구성요소로 보고 있다.

또한 다단계 판매업자는 피해 예방, 소비자보호 등을 위해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체결 △후원수당 지급총액(매출액의 35% 이내) 준수 △판매가격 상한 제한(130만원) △후원수당 정보 공시 등의 의무가 있다.
이번 공정위 심결로 인한 향후 업계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국내 최대의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다단계 판매행위를 해왔고 앞으로 다단계로 등록해야 한다는 결과에 비춰, 화장품 방판업계의 이미지 타격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체들은 이같은 공정위의 결정에 일제히 반발하며, 향후 전개될 후폭풍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방판현실 무시한 처사"반발=업계 한 관계자는 "방문판매 사업은 사회적으로 사행성을 조장하거나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없었다"며 이번 다단계판매로 규정짓는 공정위의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제이유사태 이후 다단계회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화장품업체들이 다단계로 전환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현재 화장품 방문판매업체 대다수가 수많은 여성 인력의 사회활동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량실업사태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번 심결에서 제외된 방문판매 업체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음달로 예정된 2차 발표에서 어느 업체가 포함될 지와 그리고 얼마만큼 확대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대응이 전체 방판업계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이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공정위 결정에 대한 공식입장을 유보해 놓은 상태다. 좀더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 화장품방문판매의 원조로서 상태를 좀더 지켜본 뒤, 조심스럽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이미 공정위 심의결과가 나오기 전에, 직접판매공제조합측과 공제계약을 체결하며 다단계업계 전환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회사측 관계자는 "다단계판매로 공식적으로 전환했다기 보다는 시정명령 조치를 대비한 측면이 있다"며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내부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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