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금발, 고혹적인 기다란 속눈썹, 가지런히 곧게 뻗은 두 다리. 기자는 이런 미인도를 그리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는 없었다. 대신 그녀의 이름과 같은 알록달록한 화장품이 반겼다. 아니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을 닮은 또 다른 그녀가 있었다. 여자 아이들의 영원한 꿈인 ‘그녀’ 바비 인형은 한국에서 어린이 화장품으로 다시 태어나 파라코 조현주 대표 품에서 막 자라나고 있다. “바비 이름을 딴 어린이 화장품은 우리가 세계 처음입니다. 미국 본사에서도 우리 아이템에 놀랐고 특히 마케팅 홍보에 감동받았다고 하네요.” 인형의 세계적 수요 포화 상태로 고민하던 본사는 ‘바비 화장품’에 당연히 구미가 당길 수밖에. 조 대표 자랑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블루오션이죠. 전 세계에 보급하는 모든 제품과 수익 모델이 죄다 우리 것입니다.” 바비 인형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인형. 미국 본사 마텔사가 각국에서 바비 이름으로 벌어들이는 로열티가 4조원에 이를 만큼 글로벌 브랜드이다. 조 대표는 제품을 만들어 이미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 수출을 하고 있고 일본과는 한창 상담이 진행 중이다. 엊그제 런칭해 국내 시장 개척에도 눈코 뜰 새 없는 가운데 벌써 수출길에 올랐다. 수출은 단지 제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매장 인테리어와 홍보 전략도 파라코 것을 써야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통일된 시장 접근을 위해 본사가 권유한 반강제 사항이다. 조 대표 어깨가 으쓱할 만하다. 시장 확장 건 질문에 조 대표가 음 음 소리를 속으로 꼭 꼭 삼킨다. 뭔가 중요한 대목임을 암시한다. 숨을 고르고 답한다. “저 미국에요.” 기자가 독촉하듯 “예 예 미국이요.” “미국에서 큰 일 좀 해보려고요.” 다름 아닌 미국 내 판매권을 따내는 일이다. “투자 관리 등 엄청난 일이 되겠죠. 사전 작업으로 오리지널 용기를 자체 개발 중입니다.” 미국내 판권만 얻는다면… 그 큰 시장을…. 설명이 필요 없다. 본사 쪽에서도 긍정 반응이라고 한다. 성사만 된다면 노다지를 캐는 일이다. 아직 국내 시장은 런칭 단계. 백화점 몇 곳에 매장을 열고 홍보에 열심이다. 매스 시장은 선뜻 나서기 어렵다. 그동안 바비 브랜드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이미지가 다소 안좋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4~12세용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가을쯤엔 15세 전후가 쓸 수 있는 패션 피버 라인을 선보인다. 그리고 내년 연말엔 수집용 고가 제품 출시를 구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사진 촬영을 위해 겨우 바르고 출근했지만 평소엔 맨얼굴에 맨손톱이다. 사무실에서 이것저것 찍어 바르고 칠한다. 그러다 바로 퇴근, 좌우 눈 화장이 달라 본의 아니게 시선을 끌기도 했다. 콧망울이 복스러운 조 대표. “바비 화장품 많이 사랑해 주세요.” 어린 공주의 콧노래처럼 정겹다.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