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가온 헤나는 이제 세화피앤씨의 효자가 되고 국내에서 헤나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모 홈쇼핑에선 두 달 새 10억어치가 팔려 베스트셀러가 되고 전문점 백화점에서도 제품 모시기 경쟁이다.
샴푸 ‘리체나’는 딱 3일만 써 보라고 자신한다. 전자현미경으로 살핀 머리카락 모양이 일반 제품과 확연히 다르다. 머릿결이 곱고 깨끗함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당연히 비듬이 없어지고 탈모가 예방되고 골드샴푸는 발모 효과까지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바로 두피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재 손상된 머릿결과 두피를 동시에 해결해주는 제품은 리체나가 유일하다. 이 대표는 반신반의하는 홈쇼핑 측을 설득하기 위해 1억원짜리 전자현미경까지 사들여 자료를 만들어 보여 주었다. 헤나 염모제는 세화피앤씨가 유일하게 제조 허가를 받은 품목.
#2. 1995년, 서울로 향하던 이 대표는 고속도로에서 차를 돌린다. 회사로 돌아온 이 대표는 곧바로 제약사업 포기를 선언한다. 이대로는 몇 달 못 버틴다. 염모제에 집중하자. KGMP(우수 의약품 제조시설) 허가를 받으려고 애써 만든 자료집 열 몇 권을 쓰레기통에 쳐 넣었다. 1년여 고생 끝에 미국에 컨테이너 한대 분량의 염모제를 수출한다. 기억도 새로운 1996년 12월 28일. 제품 포장에 온 직원이 크리스마스를, 말 그대로 하얗게 샜다.
“선택 잘 했죠. 제약사업 포기한 것 후회 없습니다.” 이 대표는 담담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한다. “그러나 1년만 빨랐어도 아마 염모제 시장은 달라졌을 겁니다.” 세화의 위치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깊게 배어난다.
방글라데시 고급 염모제 시장 1위는 누구일까. 단연 세화다. 시장 점유율 99%. 로레알은 1%도 안 된다. 도미니카의 코트라 관장은 세화 때문에 현지인들 민원에 자주 시달린다. 제발 이 대표에게 다리를 좀 놓아달라고.
이 대표의 헤나는 헤어에서 그치지 않는다. 비누, 샤워 젤, 쉐이빙 폼 등 온몸으로 번지고 있다. 이미 제품을 출시했거나 준비 중이다. 유럽에선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는 헤나가 세화피앤씨에도 만병통치약이 될 것 같다. (416호 4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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