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김병훈 기자] 국내의 모 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 저우(周)씨. 그녀는 지난 방학기간을 이용해 한국에서 마스크팩을 비롯한 화장품을 캐리어에 가득 찰 만큼 구입해 중국으로 귀국했다. 이렇게 구입한 한국산 화장품을 저우(周)씨는 약 10~15% 마진을 붙여 중국판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을 통해 친구들에게 판매했다.

▲ 자료원 :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

올해 중국 청년들 사이에 열풍이 불고 있는 신종 직업 ‘웨이상’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웨이상은 모바일 SNS 등을 이용해 C2C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소상인을 일컫는다. 구체적으로는 web 3.0 시대에 파생된 중국의 웨이신, 모모, 웨이보 등 SNS 플래폼을 이용해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칭한다.

중국인 6억 명이 사용하는 웨이신의 열풍과 함께 지난해부터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웨이상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고, 전통 기업들도 웨이신에 계정을 개설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B2C 모델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웨이상이 학생, 주부, 직장인 등 젊은이들로부터 신종 직업으로서 각광 받는 이유는 웨이신에 가입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상점 어플을 통해 개점부터 판매, 홍보, 배송 등 모든 과정에 대한 매뉴얼을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별도의 등록비도 필요 없으며 물건을 구해서 웨이신에 등록된 친구들에게 팔면 된다.

현재 중국에서 약 1000만명이 웨이상에 종사하며 1000만개의 웨이디엔을 개설해 연간 약 650억위안에 달하는 거래액을 창출하고 있다. 웨이신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B2C 분야에 약 800만개 이상의 공식계정이 등록돼 있으며, 그 수가 매일 1만5000개씩 증가하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웨이신 사용자는 약 5억4900만명에 달한다.

웨이상 종사자는 1980~90년대생이 전체의 88%를 차지하며 1970년대생이 10%, 1960년대생 이전이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에 따르면 웨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직접판매와 대리판매로 나뉜다. 직접판매는 흔히 말하는 B2C 방식으로 웨이상 운영자 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소매판매 형식으로 운영한다. 대리판매는 C2C를 의미하며 각 대리상이 총판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수직적 방식이다.

현재 대리판매가 전체 웨이상의 80%를 차지하며 나머지 20%가 직접판매 방식이다. 중국 내 웨이상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이후 대리판매와 직접판매 비율이 50:50으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상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화장품과 보건 제품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마스크팩이 독보적이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웨이상의 90%가 마스크팩을 팔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약 10억 위안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팩은 다른 화장품과 달리 가격이 저렴한 반면 재구매율과 이윤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올해 웨이상의 가장 큰 변화는 전통 기업이 직접판매 방식으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 15억위안을 달성한 한수 외에도 한허우, 젠캉위엔, 티엔홍, 궈메이, 쑤닝 등이 웨이신에 진입했거나 웨이디엔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 웨이신 공식계정 링크를 타고 방문해 웨이신으로 결제하면 제품 수량이나 물류, A/S 등 모든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대리판매 방식의 C2C방식은 가장 하위층에 있는 개인판매상이 제품을 다 팔지 못할 경우 손실을 전부 떠안아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다. 또한 개인 판매상을 끌어들이는 방식은 다단계와 유사해 공정거래법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웨이상을 받아들이는 수준은 아직 시원치 않다. 지난 8월 인민망이 네티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웨이상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0% 이상이었다.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웨이상의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가격 경쟁력이 없어서’, ‘A/S가 어려워서’ 였다.

이처럼 웨이신을 이용한 거래가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도 취해지고 있다. 지난 2월 텐센트(웨이신 개발 업체)는 웨이상 운영 전문서비스를 시작해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웨이상은 알리바바와 타오바오가 엄청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청년 취업과 창업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점 등 중국 정부는 각 지역 웨이상 대회 유치, 대학 설립 등 적극적인 지원과 발전을 위한 방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웨이상을 이용한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김병훈 기자  conkoko@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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