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김병훈 기자]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짝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를 차단하기 위해 최근 정부 및 관련 단체들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과 특허청은 KOTRA와 함께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중국 및 홍콩 세관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및 집행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8명을 한국에 초청해 지식재산 현장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초청은 해외세관의 한국 브랜드 모조품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4월에 특허청과 관세청이 공동으로 추진한 중국 및 홍콩세관과의 지식재산권 보호 실무회의에서 우리측이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대한화장품협회(회장 서경배)도 특허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27일 홍콩 진출 화장품기업의 현지 모조품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LG생활건강, 네이처리퍼블릭, 산성앨엔에스, 하배런메디엔뷰티, 난다 총 5개 기업과 공동으로 홍콩세관에 방문해 상표권 등록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제12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회의에서 ‘K-브랜드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한국 브랜드 피해에 대한 예방과 대응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껏 중국 내 국산화장품 짝퉁들이 범람해도 뾰족한 대응수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히 어느 정도로 짝퉁이 유통되고 있는지 파악조차 어렵다.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오픈마켓에서도 9개 중 2개는 가짜로 밝혀져 일각에서는 향후 중국 소비자들의 제품 의심이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이러한 불법유통이 K-뷰티 열풍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내 제품을 밀수해 판매하는 편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K뷰티의 호재 속에 계속되는 짝퉁 화장품의 불법 유통은 제품에 대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UV 미스트 쿠션 및 아이오페의 쿠션형 파운데이션’, 네이처리퍼블릭의 ‘알로에 수딩젤’ 등이 짝퉁 제품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동안 관세청과 특허청은 중국 수출업체 등을 대상으로 꾸준하게 세미나를 개최하며 상표권 확보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특허청은 지난달 5일 중국진출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보호 및 활용을 위한 ‘중국 지재권 활용 및 보호 가이드’ 책자를 발간해 배포했다

해외에서는 재외공관, IP-DESK, 현지 진출기업이 참여하는 ‘현지 IP협의체’를 구성·운영해 피해사례 수집 및 대응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북경과 상해, 청도, 광주, 심양 등 5곳에 IP-DESK(해외지식재산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국내에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개인 또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상표와 디자인 출원, 세관 지재권 등록, 침해조사 및 행정단속 지원 등 지재권 보호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K-브랜드를 실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현지 상표 확보” 라며 "기업이 수출 이후 상표권 확보에 나서면 이미 늦다. 기업들은 수출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현지 상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화장품협회도 올해 초 중국내 모조품 유통 관련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침해실태조사단’을 구성하고 현지에 파견해 모조품 유통현황을 파악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왔다. 또한 불법 모조품 피해가 많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의 상표, 디자인 보호를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2015년 K-BRAND 보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 모조품 유통 문제가 심각해지자 수출 기업들도 자국책 마련을 위해 홀로그램, RFID 등의 방안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맞춰 IT업계도 짝퉁 구분을 위한 홀로그램을 이용해 정품을 확인하는 ‘브랜드 세이퍼’를 제공하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나섰다.

최근 조폐공사도 위종화폐 예방 기술의 일종인 ‘히든QR’ 을 이용한 정품 인증 사업을 시작했다. 스티커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QR코드를 숨겨놓고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정품 인증과 제품 설명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짝퉁으로 인한 유통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 부착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훈 기자  conkoko@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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