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만 아니라 중견화장품사인 나드리화장품의 매각과 상위 업체간의 빅모델 영입경쟁에 따른 소비자 불만 확대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연이어 발생, 장업계는 가장 길고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미니몰은 단순한 경영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난국에 빠져 있는 국내 시판시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워낙 경기가 경직돼 있다보니 제2, 제3의 미니몰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명동 미니몰의 몰락=지난 8월 23일, 명동 미니몰이 신장원 전임 대표의 잠적으로 파경을 맞았다. 국내 최고 상권인 명동의 터줏대감이자 수십 년 동안 화장품전문점의 산증인이었던 미니몰이 총체적인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전임 대표가 불미스럽게 퇴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니몰의 몰락은 관련업계 뿐만 아니라 정체국면에 놓인 화장품 산업전반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니몰과 그간 거래해온 40여개 브랜드 업체들은 최소 수억 원에 달하는 대금 결제를 못받게 되면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갑작스런 영업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거래업체와 대리점들은 긴급히 매장을 방문, 기존 재고 물량에 대한 회수와 그간 미수금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피해 당사자인 메이커와 대리점은 이번 미니몰 사태를 계기로 거래처 미수금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부실우려가 높은 거래점에 대한 공급물량 조절에 나서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시판침체가 부른 예고된 사항=이번 미니몰 사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사항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판 경기 침제로 야기된 미니몰의 경영난이 워낙 심각했고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도 이번 미니몰의 사태를 불러온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미니몰은 매출하락과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2년 전부터 매장 변경작업을 단행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특히 뷰티크레딧, 에뛰드하우스로 이어지는 1층 매장 변경이 기존 미니몰의 입지를 약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업계에서 보고 있다.
하지만 거래업체들은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화장품전문점의 맏형역할을 해온 미니몰이 경영난으로 이번 사태를 맞이한 것에 안타깝다는 동정론도 불거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명동 미니몰의 신장원 대표가 대외적인 여건변화에도 시판전문점의 회생을 믿으며 묵묵히 한길만을 걸어왔는데 이번 사태가 온 것에 안타깝기만 하다”며 “이는 비단 미니몰만의 일이 아니고 국내 화장품전문점의 현실을 대변해 준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명동지역의 쌍두마차였던 토다코사나 명동의류, 탤런트, 칼라, 화장품랜드21 등 인근 매장들도 미니몰 사태가 가져올 상황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 판매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가뜩이나 약화된 명동 지역 전문점의 위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미니몰의 영업권과 상표권은 지난 23일자로 플로리젠코스메틱의 전용호 대표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6일부터 미니몰을 재오픈하며 영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504호 3면)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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