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이라는 단어와 결합할 정도로 현재 한국사회의 ‘한류(韓流)’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중화 문화권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대중문화 스타들에게서 비롯돼 한국산 제품의 동반 인기상승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내 화장품사 역시 스타마케팅을 앞세워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이같은 한류열풍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해외무역 담당자들의 중론이다. 모델 김남주의 인기도에 힘입어 ‘드봉’브랜드를 통해 베트남에서 해외 유명브랜드를 능가하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알려진 LG생활건강의 해외마케팅 관계자는 “언론의 보도가 과장된 면이 많다”며 “ 베트남의 경우 모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중화권에서의 인기상승은 그간 해외사업부문에 투자와 마케팅을 지속시켜 온 것이 성과를 나타내는 것이고 한류열풍은 여기에 일조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 역시 현재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한류열풍이 한국제품의 매출상승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기 보다는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이고, 아직까지는 한국제품 진출이 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진흥본부 중국담당자는 “한류열풍으로 인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망한 업종은 화장품, 의류, 패션, 액세서리 등 트렌드 산업으로 이 중 화장품이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10년전 덤핑으로 진출해 저가로 인식됐던 한국화장품이 한류로 인해 고급제품으로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열기에 취해있기 보다는 시장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만 문화 기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사회는 사회주의 체제인 만큼 한류열풍이 과열되고 국내에서 이를 과대포장 하게 되면 한국제품 진출의 길이 차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93년 국내 자동차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중국에 열풍을 일으켰지만 언론에서 이를 너무 과대포장하며 노출시킨 탓에 이듬해 바로 자동차 수출길이 막혀버린 예가 이를 뒷받침해준다는 것이다. 한류열풍은 단순한 스타마케팅이 아닌‘한국’이라는 브랜드를 통한 ‘국가 마케팅’으로까지 발전시켜야 할 호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은 거품열기에 고취되어 섣부른 전략을 시행하기보다는 철저한 시장분석과 동시에 향후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시점이다. <신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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