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점을 오픈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입지 조건이다. 흔히 ‘목’이라 지칭하는 입지 조건은 매장의 생존 여부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가 상권의 경우 그 중요도가 더욱 커진다. 중심 상권보다는 약하지만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재래상권의 경우에도 입지 조건의 중요도는 무시할 수 없다. 최근에는 재래상권 내에 아파트가 신설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아파트 고객 확보가 전문점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점의 시각에서 아파트는 잠재 고객이 고밀집돼 있는 장소다. 하지만 엄청난 수의 잠재 고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연계되는 경우는 드물다. 부평의 한 전문점은 아예 아파트 고객은 타깃층에서 제외시킬 정도로 아파트 고객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고객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워요. 경제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화점이나 방문판매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두 번 지나치는 길에 들리는 경우는 있지만 고정 고객화 시키기는 어렵죠. 고객 리스트에서 아예 제외시 켜 놓고 있습니다.” 구리시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도 아파트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세대수를 보고 인근 상권에 막연하게 매장을 오픈했다가는 큰코 다칩니다. 아파트 고객은 백화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확실하게 파악한 뒤에 매장을 오픈해야 피해를 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아파트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점은 중저가 위주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고급화를 지향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사당동 Y아파트 근처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전문점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고급화해 신규 아파트 고객 창출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문점은 지난달에도 매장 전체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고, 입구쪽으로 장식물을 동원해 매장 변화를 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사지 서비스는 물론 각종 판촉물 또한 백화점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제공하고 있어 아파트 고정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 이 전문점의 점주는 “요즘같은 불황기에는 아파트 고객이 최고”라며 “객단가가 높기 때문에 매출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방배동에 전문점을 오픈한 한 점주도 “아파트의 고급 고객을 주 타깃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매장을 고급화하면 아파트 고객도 방판이나 백화점에 뺏기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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