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모(染毛)제 시장의 성장률이 지난해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들어 6%라는 소폭의 약세로 돌아섰다.
98년 7%, 99년 24%, 2000년에는 20%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는 7% 소폭성장에 머물렀다.
이러한 추세로 비추어 보면 올해 말까지는 회사 판매가 기준으로 볼 때 1천7백억원대의 시장에 다다를 전망이다. 수량기준 점유비를 보면 전문점이 매년 1~3% 성장하고 있는 반면, 프로페셔널 제품인 미용실 유통 채널에서는 2000년도부터 1~2% 정도 감소하고 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 새치머리 커버를 위해 출시된‘양귀비’를 시작으로 이제는 염모가 ‘헤어 컬러링’이라는 화장품의 한 품목으로 자리잡아 업체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염모제는 수량기준 유통채널별로 이·미용실, 화장품전문점, 약국, 슈퍼 등의 순으로 시장 점유를 하고 있지만, 가격 기준으로는 전문점, 약국, 미용실, 슈퍼등으로 조사됐다.
화장품전문점에서는 현재 태평양(23%)의 미쟝센, 웰라(18%) 비바칼라, 로레알(18%) 훼리아, 엑셀랑스가 상위 시장군을 이루고 있지만, 최근에 출시한 LG생활건강 플로닉 내츄럴과 소망화장품(16%) 등이 그뒤를 쫓고 있다.(※ %는 시장점유율 추정)
약국유통에서 동아제약, 동성제약이, 미용실시장에서는 웰라가 각각 최상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급성장하던 염모제시장이 올해 6%로 소폭 성장하게 되는 점은 여러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첫째는 염모인구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헤어컬러링 붐 절정이 최근 2~3년 사이 급증을 이루면서 헤어패션을 즐길 수 있는 매니아층에서 일반 소비자층까지 폭넓게 유행이 퍼져 더 이상의 염모 인구는 급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둘째는 각 업체에서 컬러링제품의 매출을 올리는 데만 관심을 가졌을 뿐 헤어케어 제품은 외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컬러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즉 컬러링 시장이 빨리 성장했던 것은 한국인 모발이 건강한 검은모발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어떤 소비자에게도 처음 몇 번의 컬러링으로 통해 원하는 컬러를 만들 수 있었고, 또한 원했던 컬러가 나오지 않더라도 모발이 건강해서 여러 차례의 탈색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품 소비는 늘어나게 되고, 컬러링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국내 실정에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모발이 손상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면서도 제품량은 계속 증가했던 것이다. 이를 입증하는 것은 3~4년 전의 모발 컬러와 현재 거리에서 볼수 있는 컬러 상태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각 업체에서 여러번의 컬러링 후에도 바로 컬러링을 할 수 있는 헤어케어 제품들에 대해 너무 간과한 것이 염모시장의 소폭 성장의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미용실에서는 헤어케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요금이 비싸고 아직까지도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부재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염모제 시장이 계속적으로 1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다만 헤어케어시장이 빨리 시장에 접근하고 소비자에게 좀더 쉽고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어야만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는 해외시장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할 때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염모제 제품 수준은 세계 최정상에 도달되어 있다고 세계적인 헤어 디자이너들이 한결같이 밝힌다.
특히 염모제들은 제품이 해외에 진출할 때 헤어 디자이너들을 통해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국내 헤어 디자이너들은 아시아에서는 이제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서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헤어쇼나 세미나 강사로 초빙되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러한 좋은 인재를 갖고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면 국내 염모 브랜드들에게 제2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웬만한 화장품업체라면 소량이라도 염모제를 출시하고 있고,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염모제 시장이 뜬다는 표면적인 상황에만 국한해 시장 흐름을 쫓는다면 이 시장 역시도 유통 질서가 문란해질 것이 뻔하다. 각 업체들은 더 큰 흐름의 염모시장에 대한 시야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신연종 기자 samsam21@csmt.co.kr
유통채널별 염모제 시장 점유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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