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본점은 편안한 쇼핑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휴일이나 세일 시 사람들로 북적대는 백화점만을 생각한다면 이곳에서의 여유로움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이러한 분위기는 방문고객의 연령층이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레스티지급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세해 백화점에 들어서는 1층 매장부터 고급스러움이 풍긴다.
입점된 브랜드 역시 높은 연령대의 주요 소비품목인 스킨케어 매장 중심으로 꾸며져 있다.
시슬리, 겔랑, SKⅡ 등 최고급 스킨케어 브랜드의 집합지인 현대백화점 본점에 입성(?)하면 그 브랜드는 국내시장서 성공한다는 설까지 있을 정도. 이렇듯 단품별 단가가 높은 기초제품 위주라 뷰티 카운슬러와의 충분한 상담은 필수적인 요소로 정착되는 추세다. 실제로 매장을 살펴보면 피부상담을 받고 있는 중년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본점의 경우 상담 테이블을 갖춰 카운슬링과 판매의 효율적인 연계를 돕고 있다.
총 24개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수입 브랜드는 22개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수입 브랜드의 구성비에서도 본점만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바비브라운, 메이크업 포에버 등 2개뿐인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매장에 비해 스킨케어까지 갖춘 매장이 수적인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매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수입 브랜드에 비해 국내 브랜드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강남지역의 특징인 고가 수입제품 선호경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브랜드 중 대표적인 백화점 성공사례로 꼽히는 태평양 설화수의 경우 적극적인 마케팅과 뛰어난 품질력으로 인해 국산품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급속히 밀려드는 수입품의 물결과 다채널 유통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사들의 현실을 두고 볼 때 상위 메이커들의 백화점 성공신화 도전은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본점의 화장품을 담당하고 있는 박용준 대리는 “매출, 브랜드 인지도 등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브랜드가 아니면 백화점 초기 정착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화장품 업계의 경우 한번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면 복원되기 어렵기 때문에 브랜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객단가가 매출 좌우 고정고객 3단계 관리 문화공연 개최도 신경
최근의 경기침체로 인해 백화점 역시 잦은 세일행사를 펼치며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고급 브랜드인 시슬리, 시세이도, 아베다 등이 전체 백화점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장별 평수나 방문 고객수가 높지 않음에도 이러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고정고객관리 프로그램’이라는 독특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고객관리 프로그램이란 크게 3단계로 나눠지는데 신규고객창출, 고객관리, 고정고객화로 진행된다. 메이크업 쇼, 샘플링 행사 등을 시즌별로 진행해 신규고객을 창출하고 각종 DM 발송과 브랜드 별로 시행하는 스킨케어 서비스 등 고정고객만의 특권을 부여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각종 신규 런칭 쇼에 본점 고객을 초청해 관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얼마 전 실시한 가네보 런칭 쇼의 경우 2시간 만에 고객참여 예약이 완료됐을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박 대리는 “최근 추세는 방문객수가 아닌 객단가로 매출성장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때문에 당장의 매출에 급급해 근시안적인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장기적인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본점의 고급스런 이미지에 맞는 ‘품격마케팅’의 일환으로 문화공연 개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점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유명인사의 강연 및 공연 등을 통해 백화점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동시에 높이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 브랜드와 백화점 간의 협조를 통해 이뤄지는 이러한 문화이벤트는 장소 등 부대시설이나 초청장 발송과 같이 기본적인 부분은 백화점 측이 전담하고,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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