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가에 공생의 기운이 퍼지고 있다. 전문점 시장의 축소와 과당 경쟁으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리점들이 함께 살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비록 전문점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처해 있지만 상도를 지키기 위한 자생의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관악구 화장품 연합회’가 대표적이다. 아모레, 이자녹스 등 약 18여개 대리점 대표들이 월 1회 정기적인 모임을 가져 정보교류와 친목을 다지고 있다. 관악구 연합회는 최근 경영난으로 폐업하는 회원들이 발생해 내달 시장 변화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경기도 의정부도 대리점 모임이 활발하다. 의정부 상권에 위치한 20여개 대리점이 지난해 결성한 화장품 북부 연합회 역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상권 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의정부 외에도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 대리점 모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은 대리점 모임이 오히려 더 활발하다. 충남 천안을 중심으로 약 20여개 대리점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는 서해안 장업협의회도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출범한지 5년째인 서해안장협은 이권 문제에는 개입한 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상권 질서 확립에 일조하고 있다. 서해안장협은 지난달 17일에는 신례원 초등학교에서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월드컵 성공기원 축구대회’를 열기도 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충북 청주도 대리점 연합회가 존재한다. 최근 전문점 시장이 위축되면서 모임의 규모가 축소됐지만 정기적인 만남으로 정보교류의 장을 유지하고 있다. 충주 역시 대리점 모임이 활발하게 운영된 곳 중의 한 곳. 이외에도 지방 상권에는 대리점간의 이해 관계를 떠나 상권 발전을 위해 모임을 갖고 있는 것이 몇 곳 더 있는 것으로 유통 관계자는 전한다. 이런 대리점 연합에 대해 일부에서는 전문점을 압박하는 이권 단체가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지만 전문점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고질적인 경영난에 대한 해법을 못 찾고 있는 대리점들이 이런 모임을 통해 문제점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상권 발전은 물론 화장품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한다”고 높게 평가했다.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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