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입화장품 가격 실태 조사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수입화장품의 가격 거품 문제에 대해 국내외 판매가 등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구미정 사무관은 “수입 화장품 국내 판매가격이 외국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됐다는 최근의 언론 보도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가격실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제하고 “구체적인 조사방법 , 대상, 범위에 대해서는 화장품협회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태”라고 13일 밝혔다.

SBS는 지난 3월6일 방송된 8시 뉴스를 통해 화장품 수입액이 연간 1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고가의 이른바 수입 명품 화장품이 중저가 제품과 비교해 효능효과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유명 다국적 수입화장품 원가와 국내 판매가를 공개한바 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수입원가 6,300원인 30년된 E 제품은 25배 비싼 155,500원에 판매되고 있고, D 파운데이션의 경우 1,200원인 원가 제품의 국내 판매가는 63,000원으로, S 크림은 수입원가 34,000원의 제품이 16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수입화장품 가격이 수입원가에 비해 터무니 없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유재중의원(부산 수영, 보건복지위)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수입화장품 표준 통관예정보고 실적(2005~2009년)과 2009년 수입화장품·향수 수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가의 수입화장품 사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특히 수입화장품과 향수의 시중 가격이 수입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판매되는 실정이다.

최근 5년 동안 화장품 수입실적은 2005년 5억3천만달러에서 2006년 6억달러, 2007년 6만5천달러, 2008년 7억2천만달러, 2009년 7억달러로 꾸준한 증가했다.

이렇게 수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입화장품과 수입향수에 대한 유통가격이 관세를 포함한 수입가격보다 최대 7배까지 높게 책정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프랑스산 화장품인 SUPREMYA(50ml)의 경우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가격이 1개당 17만9천이지만, 시중에는 85만원에 유통되어 67만원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유명 일본산 화장품인 SKⅡ FACIAL TREATMENT ESSENCE(215ml)의 경우 관세포함 가격이 4만 1천원이지만, 시중에는 이보다 4.3배 높은 17만 9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향수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독일산 향수인 ANNA SUI FLIGHT OF FANCY EAU DE TOILETTE NATURAL SPRAY(30ml)의 경우 관세포함한 수입가격이 9,000원이지만, 시중에는 이보다 5.9배 높은 5만3,000원에 유통되고 있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장기적인 경기침체기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외제화장품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순 없지만, 해외 유명화장품과 국내 화장품의 품질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 만큼, 폭리를 취하고 있는 수입화장품의 실태를 알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의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느껴 자료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향수류의 경우 대부분 수입향수에 의존하고 있는 등 우수한 품질력에 비해 국내 화장품 산업이 저평가돼 있는 부분이 있다. 미용, 화장품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인 만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수출전략상품으로 육성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장품협회는 정부의 가격 조사와 관련, 복지부와 협의 단계에 있으며 구체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안정림 협회 부회장은 "이들 수입제품이 특히 한국에서만 비싼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곤 가격 저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백화점 등 유통 마진이 매우 높은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가격 인하를 업계에 강제할 수단이 없어 이른바 폭리 문제는 면밀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재 기자 boojae@geniepark.co.kr

정부재 기자  boojae@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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