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전달보다 221억 올라 수치로 볼 때 산뜻한 출발이라고 할 만하다. 시판 경로의 매출이 8개월 만에 6백억 고지에 진입했다. 621억원. 주요 화장품회사들의 1월 시판 매출 실적을 합한 수치다. 태평양,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 애경산업, 참존, 엔프라니, 라미화장품, 로제화장품 등 10개 회사의 지난달 시판 부문의 매출이 전월(2003년 12월)에 비해 2백억원 이상 뛰어오른 것. 본지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태평양이 전월 대비 100% 이상 급신장하는 등 10개사의 매출이 전체적으로 55% 이상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또한 전월보다 77% 가량 매출이 뛰어올라 작년 5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매출 상승으로 볼 때 10개사 가운데 전월에 비해 오른 곳은 태평양과 LG를 비롯해 엔프라니, 참존, 라미 등이다. 상승폭으로 볼 때 다소간에 차이는 있지만 새해 첫 영업의 성과를 상승 곡선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출발이 좋은 셈이다. 그러나 전년동기에 비하면 4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1월의 실적이 12월 급락에 대한 반등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경기를 제대로 점칠 수 없는 상황에서 매출이 줄어든 부분만큼을 계속 만회해 나갈지, 장기 하향세를 이어갈지는 쉽게 내다볼 수 없다. 여전히 못 미쳐 전년동기 대비 시판 매출이 상승한 곳은 태평양뿐이다. 이른바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회사들의 매출이 나란히 감소한 가운데 태평양만 유일하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10개사가 지난해 12월에서 올 1월로 넘어오면서 늘어난 매출 증가분 221억원보다도 태평양과 LG의 증가분을 합한 액수가 227억원으로 더 많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엄밀히 말하면 1월의 매출 상승을 태평양과 LG 두 회사가 이끌었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머지 회사들의 경우 앞으로 2~3달은 더 지켜봐야 새해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화장품회사들이 올해 시판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이상 꾸준히 시장이 달아오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태평양과 LG가 전체 시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10개사의 1월 매출 가운데 이 두 회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만 약 75%나 된다. 특히 태평양의 점유율 확대는 꾸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10개사 가운데 43%의 비중을 차지하던 것이 지난달에는 50%로 7%포인트 상승한 것. 한 달 전인 2003년 12월에는 37%에 그쳤었다. 이와 관련해 한불화장품의 한 관계자는 “한 회사의 시장 장악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더 심화되는 것이 문제”라면서 “나머지 회사들도 나름대로 거대 브랜드보다는 소형 브랜드들을 여러 개 운용해가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방법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제화장품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제 여건이나 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일시적인 측면도 강하다”면서 “어쨌거나 한 회사만 독주하는 것은 업계 전체를 생각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새해 들어 시판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375호 3면)

주요 10개사 시판 매출 추이

(단위:억원)

2003년1월 2003년12월 2004년1월 전년동기대비 증감 전월대비 증감 663.9 400.3 621.2 -42.7(-6.4%) +220.9(+55.2%)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