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도 기존 라네즈의 서브 브랜드인 ‘라네즈 걸’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타깃층이 10대 후반으로까지 넓혀질 전망이다. 한불화장품이 내년 초 런칭을 목표로 준비 중인 초저가 브랜드 역시 10대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10대 소비자들을 향하는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출시돼 있던 걸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것은 물론, 10대 타깃 화장품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10대 전용 화장품 시장은 그간 ‘니베아’나 ‘존슨앤존슨’ 같은 외국계 브랜드들의 독무대였다. 국내 업체에서는 엔프라니 ‘에퓨’ 도도화장품 ‘에이클리닉클럽’ 애경산업 ‘에이솔루션’ 등과 같이 기본 스킨케어나 피지나 여드름 케어 관련 브랜드들 위주로 시장을 이루면서 점차 영역을 확대해오고 있는 중이었다.
시판 외에 방문판매 업계에서도 화진화장품 ‘핑크페이지’ 생그린 ‘순수이미지’ 등 스킨케어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스킨케어에서 메이크업으로
지금까지의 10대 전용 화장품이 피부를 ‘건강하면서 맑고 깨끗하게’ 가꿔주는 스킨케어 기능 일색이었다면 새로 진입하는 브랜드 가운데는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계 시장에서도 메이크업까지 할 수 있는 걸 컨셉 화장품의 시작은 1999년 출범한 ‘미스몰리’가 꼽힐 정도로 그 역사가 짧은 편이다.
따라서 앞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소지가 커다란 분야라는 점에서 화장품 회사들이 군침을 삼킬 만도 하다. 비슷한 예로 두발미용의 경우 교복자율화와 두발·복장규정의 완화에 따라 염모제, 스타일링 제품, 미용 서비스 등의 시장이 급성장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기존에 스킨케어 제품만 보유하고 있던 걸 브랜드들 역시 점차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한 국내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는 “메이크업 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기에 앞서 우선 파우더 등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을 먼저 출시해 10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하이틴 시장 공략에 대한 향후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나 포인트메이크업 시장의 형성은 여러 가지 여건상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시장 과열 속 ‘거품’ 논란도
업계 일각에서 10대 타깃의 화장품 시장이 과열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성보다는 분위기만 뜨고 있는 거품 아니냐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10대 화장품 바람이 메이커가 아닌 유통가에서 불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얼마나 힘을 쓸 수 있겠느냐는 것.
또한 이미지 산업으로서 화장품의 특성을 무시하고 제조와 유통 등 업계 일부에서 ‘10대 전용’을 내세우며 사실상 매출 확대를 위한 가격대 낮추기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전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시장이 분화, 확대된다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느냐” 반문한 후 “구매능력이나 그간의 소비 패턴에 비춰볼 때 늘어나는 공급량을 소화해낼 수요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학생 신분인 10대들의 화장품 소비를 뒷받침해주는 제도 역시 여전히 미비한 것이 사실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이 같은 걸 브랜드 또는 10전용 화장품 바람이 업계에 미칠 영향 가운데 비교적 경쟁력이 약한 제조사나 유통업체에 피해가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즉, 가격 싸움으로 변질될 시 건실하지만 자본력이 약한 중소 제조업체가 퇴출될 수 있고, 판매 현장에서도 매장 수익성 악화 및 가맹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365호 3면)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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