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중 화장품전문점에서도 한 세트에 수십만원씩 하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흔히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전문점 제품을 포함, 국산 화장품의 고급화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업체별로 속속 이어지고 있는 고급 브랜드 출시바람은 이 달 초 코리아나화장품이 방판용으로 50ml 한 병에 40만원 하는 ‘타임 리커버리 크림’을 내놓으면서 정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되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전문점 시장의 부진과 방판 시장의 과열로 인해 제품력에서 뛰어나면서도 새로운 컨셉의 상품이 절실히 요구됐기 때문이다. 유통가에서도 “기존의 밀어내기 제품들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화장품랜드21의 경우 직접 한방 프리미엄 브랜드인 ‘여미지’를 내놓아 고급 시장에 불을 댕기기도 했다. 한 전문점 관계자는 “시중 화장품전문점은 소비자들에게 할인점이나 저가품만 취급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았다”고 지적한 후 “업체들이 전문점용 제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고가품 출시 러시는 향후 화장품업계의 판도와 중장기 경영전략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업계 측에서는 확대해석을 피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방판 신제품으로 업계와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코리아나 측 관계자는 “원료를 고급으로 사용하다 보니 자연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출시 직후라서 다른 언급은 삼가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시판 시장에 고급 제품들이 투입되는 현상은 바람직한 것 아니냐”면서 “전문점용 수입 제품들이 들어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위권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도도화장품은 세트가격이 49만원대에 이르는 ‘유로 럭세스 캐비아 캐비아’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고마진 정책으로 전문점주들에게 어필하면서 상위 고급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기업 이미지와 제품에 대한 신뢰를 심겠다는 계획이다. 시각을 달리해보면 고급화는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고급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크게 달아오르지는 않고 있다. 소비자들로서는 소비 패턴의 변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304호 기사)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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