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위가 계속되면서 지하상가에 위치해 있는 전문점주들의 표정이 풀리고 있다. 혹한으로 인해 주요 상권의 유동인구가 급감한 반면 지하상가에는 추위를 피해 몰려든 고객들로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전문점 또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기온이 전국적으로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바람이 거세지면서 체감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서울 지상 중심 상가에는 이런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고객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매출이 오름세를 돌아서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추위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특히 유동고객이 많은 역세권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명동의 경우 신정 이후 몰아닥친 추위로 인해 방문고객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명동에 위치한 셀프셀렉션 위주의 대형매장의 매출이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대형매장의 경우 충동구매에 의한 색조제품 판매 비율이 중소 전문점보다 월등히 높은 편인데 색조제품 판매가 저조해진 것이다. 반면 삼성 코엑스몰, 고속터미널 지하상가, 강남역 지하상가, 잠실 지하상가 등 지하매장의 경우 날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 코엑스몰은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추위가 플러스 작용을 해 가을에 비해 30% 이상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센트럴시티 오픈 이후 중심상권이 신세계 백화점 방면으로 이동하면서 불황에 빠진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도 모처럼 매출이 오르고 있다. 비록 예년에 비하면 매출이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매출감소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여 점주들의 표정을 밝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잠실 지하상가도 마찬가지다.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의 환승역인 잠실역 지하상가에는 이번 추위로 인해 방문 고객수가 증가하고 있다. 잠실에서 전문점을 운영하는 P사장은 “초 겨울 비수기에도 매출이 오를 생각을 하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새해가 시작되면서 손님이 늘어 다행”이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점주들은 추위로 인한 최근의 지하상가의 매출 증가는 반짝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전문점의 고객 이탈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이 조금 오른 것으로 경기를 낙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통 전문가들은 적어도 지하상가의 경우 내년 봄까지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기대지수와 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소매유통업경기지수, 전경련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 등 각종 지수들이 100 이상의 수치를 나타내면서 경기 회복론이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지하상가 전문점은 여기에 날씨 덕까지 보고 있어 당분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최철용 기자 a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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