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이원식 기자] 소비자가 신뢰하는 화장품 개발과 구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를 도입한다.

또 맞춤형화장품을 판매하는 화장품 전문판매업을 신설하는 한편 화장품 제조판매업자 외에도 대학·연구소도 기능성화장품 심사를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심사청구권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손문기)는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화장품 전문판매업을 신설하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 도입 ▲화장품 업종 및 기능성화장품 심사청구권자 확대 ▲화장품 심의위원회 설치 및 소비자 화장품 안전관리감시원 도입 ▲절차적 규제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의 소비트렌드를 제도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품질 높은 화장품을 선택하는 동시에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 화장품법 주요 개정안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도 도입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천연·유기농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인증 제도를 도입한다.

그동안 천연화장품은 정의·기준 및 인증제도가 없었으며 유기농화장품의 경우 정의·기준은 있으나 인증 제도가 없어 소비자가 천연·유기농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인증기관 지정 및 절차 등에 대한 사항은 총리령으로 정하게 된다.

또 화장품 안전품질관리원을 신설해 천연·유기농 화장품 기준 및 인증기관을 관리하는 동시에 화장품 안전정보 수집·분석과 교육, 홍보 등을 실시한다.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소비자가 천연·유기농화장품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 도입을 식약처에 제안한 바 있다.

◇화장품 업종·기능성화장품 심사청구권 확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화장품을 혼합하는 맞춤형화장품이나 완제품을 다른 화장품의 용기에 나눠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전문판매업’을 신설한다.

현재 화장품업종은 ‘화장품제조업’과 ‘화장품제조판매업’으로 나눠져 있다. ‘화장품제조업’과 구별이 명확하지 않은 ‘화장품제조판매업’(생산․수입한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는 업종)은 소비자가 업종을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책임유통관리업’으로 변경한다.

기능성화장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화장품 제조판매업자뿐만 아니라 대학, 연구소 등도 기능성화장품 심사를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심사청구권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화장품심의위 설치·안전관리 감시원 도입
화장품 정책 결정과정의 전문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화장품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화장품 원료 사용, 안전기준 설정 등 소비자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항을 결정할 때 자문을 받도록 했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화장품 안전관리와 소비자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안전관리 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중에 유통 중인 화장품 표시·광고를 감시하고 화장품 안전 홍보 등을 담당하는 ‘소비자 화장품 안전관리 감시원’ 제도를 도입한다.

이밖에 화장품과 관련된 행정적인 절차들도 개선된다.

우선, 다양한 화장품 원료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화장품제조업체, 대학 및 연구소 등 누구나 관련자료와 함께 화장품 보존제와 색소, 자외선차단제 원료를 사용기준에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식약처에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화장품영업자 폐업의 경우 관할 세무서와 식약처에 중복해 신고해야 하는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관할 세무서 폐업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이 함유된 제품의 반입‧수출 시 동일한 허가를 식약처와 환경부로부터 각각 받아야 했지만 화장품법 개정을 통해 환경부의 허가만으로도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 입법에 대해 화장품업계는 환영과 우려가 섞인 모습이다.

그동안 유기농화장품 인증을 요구해 온 업체들은 차별화된 제품의 경쟁력을 얻는 점에 제도 도입을 반기는 반면 인증 절차를 새로 준비해야 하는 업체들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화장품 회사마다 천연 또는 유기농 유래에 대한 뜻을 다르게 적용해 온 상황에서 인증기관의 기준과 정의는 자칫 또 다른 혼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화장품협회 측은 “유기농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짐에 따라 이번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화장품산업의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업체별로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이 제도가 미칠 영향은 업체들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해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원식 기자  wslee6@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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