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김병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비자 ‘맞춤형 화장품’ 판매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가 조만간 마련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지난 11일 새로운 판매형태로 제조 또는 수입한 화장품을 소비자들의 개인별 피부특성에 맞춰 혼합 판매하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화장품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와 더불어 맞춤형 화장품 혼합 행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맞춤형 화장품이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즉석으로 기존 화장품(맞춤형전용화장품 포함) 등에 색소, 향, 영양성분 등을 혼합해 판매하는 것을 일컫는다.

입법예고된 화장품법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제조·수입한 화장품 등을 혼합·판매하는 화장품의 기재사항과 범위를 명확하게 했다. 포장에는 화장품의 명칭, 제조판매업자의 상호 및 가격만을 기재·표시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혼합판매 하는 자도 화장품법상 판매자에 해당토록 했다.

식약처는 또 안전기준 고시안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과 무등록 제조행위를 구별을 위한 혼합행위의 기준을 명확하게 했다. 고시안에 따르면 소비자의 직간접 요구에 따라 기존화장품(맞춤형 전용 화장품 포함), 색소, 향료, 영양성분(이하 특정 성분) 등의 혼합이 이뤄져야 하며 특정 성분의 혼합 범위를 규정하는 경우 그 범위 내에서 특정 성분의 혼합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기본 제형(유형)이 정해져 있어야 하며 기본 제형의 변화가 없는 범위 내에서 특정 성분의 혼합과 화장품법에 따라 등록된 제조업체에서 공급된 특정 성분의 혼합이 이뤄져야 한다. 단 화학적인 변화 등 인위적인 공정을 거치지 않는 성분은 제외된다.

더불어 기존 표시·광고된 화장품 효능·효과에 변화가 없는 범위 내에서 특정 성분의 혼합이 이뤄지고 제품명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타사 제품명에 특정성분을 혼합해 새로운 자사 제품명을 만들어 판매할 수는 없다.

맞춤형 화장품은 이미 해외에서 허용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된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아 판매에 규제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화장품 업계에서 제도 개선의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지난달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최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자리에서 아모레퍼시픽 심상배 회장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맞춤 색조화장품을 매장 내에서 혼합·판매하려 해도 현행법상 어렵다”며 “서울 도심이나 제주 등의 매장에서 맞춤형 화장품 판매를 가능케 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손님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색조 화장을 매장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는데 우리는 왜 제조 행위로 규정을 해서 제조업 시설등록이 필요하고 만들 때마다 품질검사를 해야 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식약처는 지난 9일 화장품 제조판매업자의 직영매장과 면세점, 관광특구 내 화장품 매장에서 맞춤형 화장품 시범사업을 이달 21일부터 10월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각 지방식약청도 지난주 설명회를 열고 맞춤형 화장품 판매 시범사업 가이드라인 및 실시계획 등을 안내했다.

화장품 업계는 맞춤형 화장품 사업과 관련해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향후 매장 선정, 전문인력 육성, 부작용 방지 등의 준비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 참여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훈 기자  conkoko@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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