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스킨케어 제품의 매출이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띠게 늘고 있어 선진 화장품산업계와 유통업계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통상 150달러 이상의 제품을 일컫는 초고가 스킨케어 제품의 매출 총액은 연간 매출 규모 22억 달러의 고급 스킨케어 제품시장에서 약 3%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평균가격 32.50달러의 스킨케어 제품 전체 시장에서 초고가 제품의 성장률은 단연 으뜸이라는 것이 미국의 시장 조사 전문회사인 NPD그룹의 결론이다. NPD의 조사 분석에 의하면 평균가격의 두 배 수준인 70달러 이상 제품의 매출은 지난 3년간 2배 이상 늘어나 3억8002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 2002년의 점유율 11%는 2005년 말 들어 22%가 됐다. 같은 기간 동안 70달러 이하의 스킨케어 제품은 90%에서 80%로 줄어들었고 매출 금액과 수량 모두가 줄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150달러 이상의 초고가 제품들은 총 39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것은 3년간 4배나 불어난 것이다. 미국 중심의 국제 초고가 스킨케어 제품 시장에서 요즘 알려진 제품들은 에스티 로더의 라 메르, 스페인의 나투라 비세, 일본의 가네보, 스위스의 라 프레리, 미국의 리바이브 등이 꼽힌다. 그리고 유명 피부과 의사들 제품인 페리콘 MD, 무라드, 닥터 브란트 및 닥터 하우슈카 스킨케어 등이 포함된다. 이들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와 명망을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은 한결같이 ‘결과의 강조"에 의한 것이다. 값은 애초부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럴듯한 호화 포장과 최고급 디자인이 따랐다. 뿐만 아니라 극희소성 또는 초고가의 원료, 심해성분 아니면 독특한 효능에다 하다못해 신비의 전설이라도 따르게 된다. 초고가 화장품들은 신비스럽게도 거의 광고를 않는다. 단지 입소문에만 의지한다. 그러면서도 판매는 최고급 백화점만을 고집한다. 10 여 년 전 초창기, 120달러짜리로 걱정이 태산 같았던 리바이브 경영진은 9월초 1500달러의 노화방지 제품을 런칭하면서도 여유만만하다. 115 유닛, 17만 달러 이상의 예약이 벌써부터 들어왔기 때문. 1그램에 400만 달러짜리 희귀 원료를 내세우는 이들은 400~500달러 정도의 크림 시장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스티 로더가 은근히 자랑하는 라 메르는 지난 1995년 매입한 회사. 우주항공 전문 의사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해초와 심해수를 원료로 만든 스킨 제품 회사를 사들인 것이다. 에스티 로더의 라 메르는 보통 900달러씩, 약 500개의 최고급 백화점에서만 숨겨놓듯(?) 팔아 재미를 보고 있다. 650 달러짜리 센사이 프리미어로 입소문에 오르내리는 일본 가네보는 최신 기술과 최고 기술을 강조한다. 200명의 과학자 연구진을 가네보는 자랑한다.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 제조판매사인 미국의 P&G도 고급 브랜드인 SK-II를 내세워 초고가 시장을 노린다. 요즘의 시장 상황이라면 누가 보아도 앞으로의 스킨케어 제품 시장은 초고가 제품을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처럼 보인다. 미국 화장품업계 전문가들은 많은 소비자들이 성형수술 대신 초고가 제품을 찾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수요 외에도 아름다워 지려는 본능적 기본 수요가 초고가 제품 시장을 충실히 떠받쳐 주고 있다고 이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반론이 없을 수 없다. 일부에서는 향수의 경우를 예로 들이댄다. 기세 좋던 향수 시장이 가격 인상으로 시름시름 꺾인 후 여태까지 맥을 추지 못하는 꼴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거세다. (50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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