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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용실 옥외가격표시제' 시행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도 시행 자체를 모르는 업주가 많아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제도 시행을 인지하고 있는 업주들도 제작비용과 가격 공개에 대한 거부감 등 이유로 참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절한 단속과 제재, 참여 독려 방안이 필요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진영)는 소비자의 선택과 서비스 가격에 대한 편의 제고를 목적으로 이·미용실의 서비스별 최종지불요금을 옥외에 게시하도록 하는 ‘옥외가격표시제’를 지난 1월 3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31일부터는 전국에 16,000여 개 소(전체의 13%)가 분포된 것으로 집계된 영업장 신고 면적 66㎡(20평) 이상 이·미용 업소의 경우 옥외에 최종지불요금을 의무적으로 게시해야 한다.
가격 안내판에는 메뉴와 가격을 표시해야 하며 게시 품목은 이용업소 3개 이상, 미용업소 5개 이상이다. 표시판 크기는 297*210㎜ 이상이어야 하며 글자크기는 최소 6*6㎜를 넘겨야 한다.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1차로 개선명령이나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또 다시 위반이 적발됐을 때는 경고와 과태료 100만 원(이·미용)이나 경고(음식점)가 다시 내려진다.
우편물 발송 등 홍보…실제 효과 미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도 옥외가격표시제를 독려하고 나섰다. 서울시 중랑구는 가격표시제 이행실태에 대한 지도점검으로 옥외가격표시제의 조기정착을 위해 나섰으며 광주광역시는 지난 4월 16~18일 옥외가격표시제 홍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이 외 충남 보령시, 전남 광양시, 전남 곡성군, 경기 구리시, 제주 서귀포시 등 전국 각지에서 집중 계도가 연이어 실행됐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추진과 달리 막상 법안을 시행해야 할 업주들의 참여는 저조하기만 한 실정이다. 아직 시행 초기라는 이유도 있지만 온·오프라인 뉴스와 우편물 발송 등 방법으로 진행한 복지부의 홍보가 실제 효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이·미용실보다 음식점의 옥외가격표시제 참여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에 빗대어 ‘서비스 가격제’를 운영하는 이·미용업의 경우 다른 숍이 가격을 명시한 프로그램 종류와 가격대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 단속에 적발된 후 옥외가격표시제 시행을 알게 됐다는 한 피부미용숍 원장은 “2번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가된다고 해 옥외에 가격 안내판을 붙이려고 했지만 주변 업소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어 미루고 있다”며 “다른 숍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숍 원장은 “구청에서 권장해 가격 안내판을 만들었는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애를 먹었다”며 “다른 숍이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시 제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옥외가격표시제 가이드라인
경쟁력 확보 위한 ‘꼼수’도 문제
옥외가격표시제 참여율이 높아진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게시 품목 개수, 안내판 크기, 글씨 크기 등 기본적인 지침만 있을 뿐 세부적인 제작 내용은 각 업소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경쟁력 확보 차원의 ‘꼼수’가 횡행할 수 있다는 것. 숍끼리 가격 안내판 제작과 관련해 눈치 싸움을 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원시에서 피부미용숍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손님들이 가격을 보고 안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제작, 붙이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가격 안내판에는 저렴한 기본 아이템만 공개한 후 실제 상담에서 가격을 올리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업주는 이어 “서비스업종에서 옥외가격표시제가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이미 미용실의 경우 가격 안내판을 눈속임으로 부착하는 업소가 많다고 하는데 피부미용숍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외가격표시제 정착으로 인해 파생할 수 있는 저가 경쟁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옥외가격표시제로 인해 숍 간 가격 경쟁이 붙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가격선이 무너진 현 상황에서 피부미용시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옥외가격표시제 참여 독려도 중요하지만 이후 나타날 문제점을 고려한 개선책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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