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의원(대통합민주신당, 국회 정무위원회)이 지난 10월 말 발의한 방판법이 업계로부터 환영받는 가운데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가 더욱 절실해졌다.

박 의원은 11월7일 국회에서 자신이 대표 발의한 방판법과 관련, 전문가 업계 소비자단체 등 16명이 참석한 간담회를 갖고 주요 내용을 설명하며 의견을 조율했다.

이 자리에는 아모레퍼시픽 손영철 부사장, LG생활건강 한영태 부사장, 마임 황정근 부사장, 유니베라 김영환 부사장, 시민단체 및 소비자단체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참석했으나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의원은 방판법 개정 발의 취지를 설명하며 “사실상 방판은 우리 선조들의 보부상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본다”며 “다만 다단계 판매의 피라미드 구조에 따른 부작용 때문에 본의 아니게 방판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단계 구분, 공제조합 설립 등 주요 내용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박 의원의 발의안에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 참석자에 따르면 단계 구분과 관련, 화장품 업계에서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고 일부 참석자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더욱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제 조합 설립과 관련, 건강식품업체 관계자는 지나치게 요건이 가혹하다며 설립요건을 다소 완화해달라는 의견을 내는 한편 소비자단체에서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너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품 업계 참석자들도 소비자 클레임 등 피해 사례가 많지 않고 피해 금액도 크지 않으므로 일단 공제조합 설립에는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는 공제조합은 사기성 있는 업체가 진입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적극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약철회권과 관련, 건강식품업체에서는 보완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화장품은 교환 환불 등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박 의원 발의안이 이미 발의된 임종인 의원, 고진화 의원이 발의한 내용을 보완한 수정발의안으로 받아들이고 방문판매의 정상화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다고 보고 국회 심의가 원만히 이루어져 본회의 통과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방판법 개정안은 박 의원 안을 포함 고진화 의원, 임종인 의원 등 모두 3개가 발의돼있다.

화장품협회 안정림 부회장은 “이번 박 의원의 개정안은 그동안 물의를 빚었던 단계를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혼란을 방지하는 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으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공제조합 신설 청약철회 보장 등의 규정을 만들어 업계나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 측도 대선 등 정치일정의 영향으로 국회가 정상 운영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앞으로 정무위원회가 3개 개정안을 합쳐 검토한 뒤 법사위의 조문 검토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하게 된다.

과거 화장품법 제정 당시 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뒤 법사위에서 무려 1년 반이나 대기한 적이 있다.

협회 안 부회장은 법이 제정된다면 업체들 간에 자율 규약을 만들어 제도적 장치를 완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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