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와 방판업계가 벌어온 무늬만 방판 공방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최근 올해 들어 세 번째 방문판매법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됐고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해온 방판업체들도 최근들어 잇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후원수당 2단계, 공제조합 설립=대통합민주신당 박상돈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최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장복심 의원 등 11명의 의원과 함께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이번에 발의된 방판법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공증보증기관에 가입하고 후원수당 지급체계를 판매원 단계 구분없이 2단계로 한정지었다.

현행 법규정은 판매원 단계가 3단계 이상일 때 다단계로 규정됐지만 이번 개정안은 3단계를 2단계로 축소하데 단계구분의 개념을 후원수당지급 기준으로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즉, 3단계 이상 판매체계를 유지해도, 후원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방문판매로 인정하고 소비자의 혼란방지와 규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일정 규모 이상의 방문판매 업체는 반드시 ‘공제보증기관(공제조합)’ 가입을 의무화해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계약을 체결해야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공제조합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명칭도 기존 공제조합을 공제보증기관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밖에도 판매원이 방문판매 업체로부터 매입한 물품에 대한 청약 철회기간을 3개월로 하고, 과장된 후원수당 제시로 인한 판매원 모집행위 및 취업알선 등은 엄격히 금지하도록 명시했다.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박상돈 의원 측은 “이번 방판법 개정 법률안은 11월 15일 법률안 심사를 거쳐 법사위에 상정과정을 거쳐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행정소송 잇따라=공정거래위원회의 무늬만 방판 결정에 업계도 전면대응하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의 결정에 다소 수세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적극적인 입장표명에 임하고 있다.

현재 행정소송을 제기한 곳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상위 5개사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아모레퍼시픽은 공정위의 다단계 판결에 불복, 지난 10월 초 법무법인 KCL을 통해 행정소송을 단독으로 제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유사다단계 행위로 일방적으로 결론을 지은 공정위의 판결은 국내 방문판매채널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이며, 이를 통해 방문판매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야기해, 업계의 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모레퍼시픽의 이같은 단호한 입장은 결과적으로 다른 업체들의 동참을 불러일으켰다.

다소 관망적인 모습을 취해온 LG생활건강, 코리아나, 한국, 한불은 입장을 바꿔 행정소송을 잇달아 제기하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이들 4개사도 소송의 성격과 의견통일성을 가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의 소송업무를 대행하는 KCL으로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한편, 공정위의 2차 유사다단계 발표 대상 업체인 더나드리, 소망화장품, 화미화장품(화진화장품의 판매법인) 등은 아직까지 행정소송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행정소송은 1차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대한 취소처분 신청을 제기한 후, 2차로 공정위의 판결에 대한 무효화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