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 급증…소비자 피해도 속출
인터넷쇼핑과 관련한 각종 인프라가 개발되고 인터넷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도 하나의 상거래 문화로 자리잡는 듯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 여성 소비자 층이 접근하기 쉬운 인터넷에서 화장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장미빛 환상을 갖기에 충분했는지도 모른다.
몇몇 사이트가 문을 열고 시장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하자 우후죽순처럼 많은 화장품 쇼핑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집에서 컴퓨터 한 대만 갖고도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란 환상에 매입과 납품 능력이 없는 사업자들까지 대거 진입해 인터넷쇼핑몰은 단기간에 포화상태가 되고 말았다.
외형적인 크기만을 볼 때 쇼핑몰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대략 250~300여 곳의 사이트가 운영 중이며 이 중 제대로 영업하고 있는 곳은 100군데 미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올 8월 전자상거래에서 화장품·향수 판매액은 2백51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3%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시장과 거래량이 커지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제대로 갖춰 놓고 장사한다고 해도 각종 클레임이 있기 마련이다.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올 8월 말 현재 인터넷을 통한 화장품구입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 상담건수가 280건으로 작년에 비해 1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피해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물품 미배송, 반품거절, 파손품 또는 타 제품 배송, 연락두절 등 다양하게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관련단체의 한 관계자는 “업체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전제한 후 “배송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업체들에 배포할 계획이며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소비자 피해 사례가 증가하면서 가격비교·할인율표시금지로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없어져 고전하던 인터넷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실체 인정, 공동 해결책 모색 필요
아직까지 화장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에 대한 시각은 ‘이단아’쯤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소비자들이 하나의 유통채널로 인정하고 전체 화장품시장의 1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시판 전문점에서 소화하지 못한 제품의 판매처 노릇도 하면서 상품 회전에 있어 어느 정도 기여하는 바도 있다고 하겠다.
현재 제조사나 전문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인터넷쇼핑몰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시판시장의 가격질서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며, 안정적인 거래처라고 하기엔 수익성이 의심스럽다는 측면에서 선뜻 거래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최근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쇼핑몰 간의 과당경쟁이다. 경영 악화를 반영하기도 하는 것으로 많은 사이트들이 난립해 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 경쟁적으로 추가 가격할인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돼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경쟁력 있고, 서비스 체계가 확실히 갖춰진 곳 위주로 시장이 재편돼야 함은 물론, 최소한 출혈경쟁은 이루어지지 않도록 업계 자체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이 이루어졌을 때 제조사나 전문점 등과의 협력 체계 마련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주장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 방안은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면서 “온라인 마케팅에서 짧은 기간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인터넷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장차 전체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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