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새로운 법령과 정책이 시행됨으로써 각 화장품 업체들의 기업활동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7월이 시작되며 ‘PL법(제조물책임법)’ 등 신규법령의 적용 등 새로운 정책환경이 조성되면서 업계의 움직임 또한 바빠졌다. 하반기 화장품 관련 정책에서 크게 눈에 띄는 기조는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의 경우 성장·발전 위주 정책으로 요약되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소비자권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식약청은 화장품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인상이다. 우선 의약품안전국에 화장품 전담 계를 신설하여 보다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관리를 펼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기능성화장품의 경우 이미 대부분의 신청 건에 대하여 통과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관련 법령의 대폭 수정을 통해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김명정 화장품계 사무관은 “전문용역업체의 연구가 끝나는 대로 관련법령을 전체적으로 손질하여 올해 안에 결과를 내보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식약청을 통한 화장품 관련 정책은 ‘전문적이면서 업체들의 요구에 부합되는 방향’을 지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기조가 가능케 된 데에는 PL법의 시행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품질 및 안전관리에 관한 규제와 책임의 문제는 사실상 PL법의 통제에 놓이게 되므로 자연히 식약청의 정책은 발전지향으로 나아가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소비자권리 강화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어 화장품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우선 여성들의 소비와 밀접한 화장품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조사(7월 4일 ~ 8월 3일)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정위 측에 따르면 “화장품 분야는 불공정 거래가 빈번하여 1999년부터 2001년 사이 부녀자 계층과 관련된 분야 중 가장 많은 사건처리 건수를 기록했다”고 밝혀 실태조사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최근 구매가 쏠리고 있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의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소비자들의 위험부담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의 시행 시점에 맞춰 실태조사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때 화장품산업에 대한 공정위의 문제 의식이 적지 않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실태조사의 항목 중에는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공급 거절행위’가 포함돼 있어 메이커 및 유통업체들의 주의를 끌고 있다. 그 밖에 보건복지부에서는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 선발에 대한 규정을 새로 마련해 시행한다. 병역자원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로 보건산업 분야의 인력 배정을 전담하고 있는 복지부에서는 중소기업과 수출실적 우수업체에 우선권을 준다. 따라서 병역특례 인력에 의존해 오던 중소 화장품업체들의 경우 인력 수급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주5일 근무제의 시행 또한 제조에서 유통에 이르는 화장품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전체적인 경제 전망은 월드컵 이후의 상승 분위기가 계속되겠지만 한편에서는 현 정부 말기의 레임덕 현상으로 인해 좋은 조건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하반기 5대 중점시책으로 수출·투자 회복 극대화, 세계일류산업화, 포스트 월드컵 종합대책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따라서 남미와 유럽에 대한 수출증대를 꾀하고 기업에 대한 지원업무 또한 강화할 계획. 화장품산업에 있어서는 연구·개발 및 제조·수출에 대한 지원은 보다 강화하되 판매 단계에 있어서는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각 업체들이 서둘러야 할 부분은 PL관련 대응과 더불어 유통과정의 문제점들을 잡아내고, 노동환경의 급변에 따른 생산성 제고하는 것이다.(291호 기사) - 이봉구 기자 viewsio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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