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대리점간 '갑을(甲乙) 논란'을 근절하기 위한 불공정행위 세부유형이 마련됐다. 관련 사업자가 해당 고시를 위반할 경우 행정적 제재와 형사처벌도 가능해 불공정거래 관행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는 밀어내기 등 본사-대리점간 불공정거래를 예방, 억제하기 위해 구체적인 금지행위 유형을 담은 '계속적 재판매 거래 등에 있어서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세부유형' 지정고시를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고시에 담긴 불공정행위는 △구입 강제 금지 △경제상 이익제공 강요 금지 △판매목표 강제 금지 △불이익 제공 금지 △부당한 경영간섭 금지 △주문내역 확인요청 거부 또는 회피 금지 등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리점주가 청약,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본사가 일방적으로 공급하고 정산하는 행위와 합리적 이유 없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 재고품 등을 일정 수량 반드시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 등이 불공정행위로 명시됐다.

또한 본사가 대리점주에게 판촉행사 비용 부담, 인력 파견을 강요하고 인건비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 그리고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중도 해지, 제품 공급 중단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이 포함됐다.

나아가 사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행위 등 경영 간섭과 판매업자가 청약 또는 구입 의사를 표시한 제품명, 수량 등 주문내역 확인을 정당하게 요청한 경우에 이를 거부 또는 회피하는 행위 등도 고시에 담겼다.

이번 고시는 특히 공정거래법 제23조 제2항 및 시행령 제36조 제2항에 의거해 제정된 규범으로, 위반 시 관련매출액의 2/100 이내 과징금 또는 2년 이하 징역, 1억5,000만원 이하 벌금 등 제재·처벌이 가능하다.

공정위는 이번 고시로 인해 4월 국회에서 개정된 보복조치 금지 규정(공정거래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2014.5.2)과 더불어 대리점 거래에 있어서 경제적 약자인 대리점주들의 권익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자 대상 간담회 등을 통해 고시 내용을 교육·홍보하고, 위반 행위 적발 시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불공정 거래를 예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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