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 CEO 설문조사 [2]

주요 화장품 기업 총수들은 향후 화장품 유통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CEO 대부분은 브랜드숍간 치열한 MS 경쟁 끝에 결국 경쟁력 있는 브랜드숍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신(新)유통채널 H&B숍에 대해서는 전문점, 브랜드숍 등 타 유통채널에 일부분 영향을 준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위협적'이라는 데는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가장 성장가능성 높은 유통경로로는 매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선택했다. 타 유통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으며, 낮은 투자비용으로 효과적인 브랜드 홍보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이는 주간코스메틱신문이 창간 17주년을 맞아 주요 화장품 기업 총수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먼저 시판 유통의 청사진을 물었다. 설문은 크게 브랜드숍과 H&B숍으로 나눠 진행됐다.

신유통채널에서 화장품 메인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한 브랜드숍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재편설'이 가장 우세했다.

브랜드숍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 CEO들은 경쟁력 있는 브랜드숍만 살아남는다(76.2%),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14.3%), 브랜드숍을 대체하는 새 유통망이 출현할 것이다(9.5%) 순으로 응답했다. 신규 시장진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0%로 집계됐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지속 성장이 점쳐졌지만, 최근 브랜드숍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증권가와 언론에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브랜드숍 유통을 바라보는 CEO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브랜드숍 유통의 전반적인 시장 장악력은 매년 확대되고 있지만 이는 일부 기업에 편중돼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할인 판매 및 광고판촉 경쟁이 지속되면서 일부 후발 브랜드숍은 영업이익률 하락 등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숍 유통의 지속 성장을 위한 기업간 상생 방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H&B숍 위협적이다 45%
위협적이지 않다 45%

‘H&B숍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이란 질문에는 응답자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전문점, 브랜드숍 모두에 위협적이라는 응답과 영향은 주지만 위협적이지 않다는 응답이 똑같이 높게 집계됐다(각 45%).

올리브영(CJ), 왓슨스(GS) 등 선발업체와 분스(이마트), 롭스(롯데) 등 후발업체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가 '위협적이지 않다'는 의견으로 이어진 반면, 거대한 유통라인을 거느린 '유통공룡'이 뒤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어 이들 기업이 향후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위협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H&B숍 출범에 따른 유통시장 전망 질문에는 예의 주시할 것이라는 유보적 대답이 40%로 가장 높게 나왔다. 다음 일부 브랜드숍 매장이 H&B숍으로 대체될 것이다, 브랜드숍 업계 결속을 초래해 두 회사 이상의 연합숍이 나올 것이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것이다는 응답이 각 20%로 집계됐다.

온라인의 오프라인 잠식
그렇다 65% 아니다 35%

온라인 유통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온라인 유통과 관련한 질문에서 CEO들은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 온라인 채널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한다는 것에 동의하십니까’란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65%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모바일 시대 진입과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활성화 등 현 시장상황을 반영한 대답으로 풀이된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5%에 달했다. 저렴한 가격과 구매 편리성만을 강조하는 온라인 유통채널의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인터넷 쇼핑몰이 57.1%로 가장 높게 응답됐다. 홈쇼핑이라고 응답한 CEO는 42.9%였다.

홈쇼핑에 진출한 적이 있는 기업은 65% 수준으로 나타났다. 25%는 없지만 참여 계획은 있다고 했고, 계획마저 없다는 응답 역시 10%에 달했다.

홈쇼핑에 진출한 적 있는 기업 중 성공한 케이스는 대다수인 88.9%였다. 홈쇼핑 성공 이유에 대해서는 제품 구성이 좋아서(62.5%), 브랜드 파워가 있어서(37.5%) 순으로 응답됐다. 반면 방송시간대가 좋아서, 가격이 적당해서는 0%로 나타나 제품 구성이 좋으면 방송시간대와 매출이 크게 일치하진 않는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귀사에 온라인 팀이 있습니까’란 질문에는 57.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팀은 아니지만 담당자가 있다는 곳은 26.3%, 담당자 없이 오프라인과 함께 담당한다는 곳은 10.5% 수준이다. 즉, 응답자의 94.7%가 온라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없지만 향후 담당자를 두거나 팀을 만들겠다고 응답한 CEO 역시 5.3%로 집계돼 온라인 사업에 대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현재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과 거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8.4%로, 거래하지 않는다(26.32%), 계획 없다(5.26%)를 크게 앞질렀다.

인터넷 쇼핑몰과 거래하고 있다는 CEO 중 인터넷 전용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응답자는 25%, 인터넷 전용 브랜드가 없다는 응답자는 75%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체 인터넷 쇼핑몰 운영 여부를 묻는 문항에는 68.4%가 그렇다, 31.6%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통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인터넷이 31.6%로 브랜드숍(10.5%), H&B숍(10.5%), 홈쇼핑(5.3%)을 앞질렀다. 인터넷 쇼핑몰의 장점으로 CEO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44.4%), 진입 장벽이 낮다(38.9%), 제품 회전이 빨라 자금 회수가 쉽다(16.7%)고 응답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타 유통채널과 비교했을 때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진입이 가능하고 인테리어, 인건비 등 큰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구성과 가격만으로 주목도를 높일 수 있어 이러한 답변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유망 분야 피부미용 압도적 1위
CEO 최대 고민 비전·유통망 개척

가장 유망한 미용 분야로는 미용(피부관리)가 60%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다음 헤어와 네일이 각 10%의 동일한 결과치를 보였다. 메이크업은 5%, 잘 모르겠다는 15%였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리아나화장품, 참존화장품 등 빅2 기업을 포함한 상당수 기업이 이미 시장에 진입할 정도로 피부미용 분야가 화장품 기업들이 관심 갖는 산업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CEO 중 대한화장품협회 정회원은 57.1%다. 비회원은 42.9%다. 협회회원 유무를 떠나 협회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57.9%, 모른다는 응답은 42.1%로 집계돼 대체로 비회원의 경우 평소 협회 사업에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바라는 것을 묻는 질문에는 업체별 생산실적의 분기별 집계 등 통계자료가 26.3%로 가장 높았다. 다음 주기적인 해외 시장 정보 제공(23.7%), 산업동향 관련 정기 세미나(21.1%), 법규 제도 관련 정기 공청회 또는 포럼(15.8%), 식약처 등 관련 부처 공무원과의 만남 주선(10.5%), 브랜드숍 전문점 등 유통 종사자를 위한 강좌(2.6%), 화장품 산업 종사자 체육대회(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이론 수준을 넘어 현실적인’ 국내외 화장품 시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마땅한 통로가 없는 상황에서 CEO들이 정보에 목말라 있는 상황을 방증한 것으로, 협회가 보유한 국내외 각종 시장정보 및 산업통계를 회원사 및 업계와 공유하고 이를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열린 행정을 펼치는 등 협회의 정책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실적 외 CEO의 가장 큰 고민을 묻는 질문에는 중장기 비전 마련과 새 유통경로 개척이 각 45%로 집계됐다. 신제품 개발은 10%, 직원 교육 및 화합은 0%로 나타났다.

한편, 본지가 창간 17주년을 맞아 주요 화장품 기업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진행됐다. 설문조사 항목은 화장품 경기, 유통 시장동향, 미용시장, 화장품협회 관련 등 총 5개 분야로 화장품 경기 관련 내용은 지난호(849호)에 게재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화장품 기업은 총 21개사다.

[CEO 설문조사 참여 업체]
고운세상코스메틱, 닥터영, 동성제약, 라미화장품, 셀랩, 스킨애니버셔리, 아모레퍼시픽, 제닉, 조이코스, 참존, 코리아나화장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토니앤가이, 포쉬에화장품, 프로랑스, 한경희뷰티, 한국콜마, 한국화장품, 한불화장품, 화진화장품 (가나다 순)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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