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샤, 더페이스샵 등 초저가 브랜드는 물론 기존 메이커에서도 태평양의 휴플레이스, LG생활건강의 M숍 프로젝트 등 브랜드숍이 시판 유통의 새로운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메이커들이나 유통계 모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며 향후 대응전략에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 전문점들의 경우 메이커 측에서 적극적인 접촉을 가지면서 브랜드숍 가맹 대상이 됐던 반면, 전체 매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형 전문점들은 화장품 유통의 급변 기류에서 소외되면서, 깜깜한 터널에서 출구를 찾기 위해 헤매야 하는 처지다.
우선 브랜드숍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7.0% ‘웬만큼 아는 편이다’ 39.8% 등 어느 정도 안다고 답한 의견이 46.8%인데 비해 ‘별로 알지 못하는 편이다’ 33.8% ‘전혀 모르고 있다’ 19.4% 등 잘 모른다는 의견이 53.2%로 약간 더 많았다.
가장 많은 의견은 웬만큼 안다는 것인데, 대부분의 전문점주들이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5명 가운데 1명은 아예 전혀 모른다고 밝힌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브랜드숍에 대한 가맹 의사도 별로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할 생각이 없다고 대답한 전문점주가 조사대상 500명 가운데 358명으로 71.6%나 차지하고 있다. 가맹 의사가 있다는 의견은 12.2%에 불과했고, 16.2%는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랜드숍 가맹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전문점주가 많은 것은 몇 가지 이유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불경기에 매장에 새로 투자한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전문점들이 1인이 운영하는 소형 매장이라서 전환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브랜드숍에 대한 정보 자체가 없는 것도 부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전문점주들은 브랜드숍이 확산되면 유통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한 전체 답변 가운데 33.3%는 시판 시장 전체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리라는 것이다. 31.7%의 분포를 나타낸 기존 전문점 시장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이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따랐다. 긍정적인 입장에 속하는 답변으로 전체 시판 매장의 고급화 유도, 초저가 시장에 대한 견제 역할 등은 각각 13.7%와 10.9%에 그치고 있다.
전문점주들이 응답한 브랜드숍이 화장품 메이커에 대해 미칠 영향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시판 경로 판매가 축소되리란 것으로 40.5%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중하위 메이커 브랜드가 퇴조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21.2%나 된다. 전문점 우대 정책이 강화되거나, 품질향상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힌 답변은 각각 15.3%와 12.2%에 머물렀다.
브랜드숍의 수익성에 관해서는 48.8%의 전문점주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한 전문점주도 전체의 28.2%나 되긴 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잘 모르겠다는 답변도 23.0%나 된다.
수익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은 까닭은 기존 전문점과 제품에서 완전히 차별화되지 않은 실정에서 브랜드숍이 심각한 가격 저항에 부딪쳐 매출이나 수익 면에서 부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판활성화를 위해 메이커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일까? 화장품 유통의 새로운 대안으로 브랜드숍과 직거래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점주들이 메이커에 바라는 현안은 과연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전체 응답 가운데 56.3%는 인터넷 유출 방지 등 유통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질적인 매장경영 및 판매지원 정책의 실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21.2%로 그 뒤를 따르고 있지만 격차가 상당하다. (399호 3면)
- 이봉구 기자 webmaster@geniepark.co.kr<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