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전문점의 안전지대는 더 이상 없다. 그동안 중심상권 로드샵에 집중됐던 초저가 매장의 입점경쟁이 최근들어 역세권과 중심상권의 지하상가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상권의 전문점과 초저가 매장간의 상권을 둘러싼 각축전도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이 지역 전문점의 퇴출현상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소 도시의 지하상권에서 폭넓게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지역은 아직까지 초저가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았지만 경기침체의 여파와 인근 지상상권의 초저가 매장 진출로 인한 자연스런 퇴출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하상가의 전문점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강남역 지하상가 한 전문점 관계자는 “지하상가의 경영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들어 부쩍 그 강도가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매장은 아예 점포정리란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대폭적인 제품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남 지하상가의 사정도 이와 유사해 한때 10여개의 대형 매장이 포진해 있었지만 지금은 3~4곳에 불과할 정도로 위축됐다. 더구나 이곳 성남 지하상가에는 한두달 사이 미샤, 더페이스샵, 아이앙띠 등이 잇따라 입점하면서 상권이 급격히 몰락하고 있다. 전문점 밀집지역으로 꼽혔던 반포 지하상가도 올초부터 우후죽순 생겨난 초저가 매장의 영향에 전문점의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고 다른 지역 지하상권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지역 전문점 관계자는 “성남지하상권은 넘쳐나는 유동인구 덕에 꽤나 장사 되는 알짜배기 지역으로 소문나 있지만 화장품전문점은 이제 예외가 됐다”며 “하나 둘씩 사라지는 모습을 볼 때 나도 더 늦기 전에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만 든다”고 하소연했다. 유통전문가들은 전문점의 마켓쉐어가 축소되고 있으며 고객 이탈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상가 경영환경 악화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한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각종 경제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하는 소비자 경기지수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문점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385호 8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