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시판을 살리겠다면서 실제로는 외면하는 이중적인 모습에 더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다." 화장품 전문점주 사이에서 메이커에 대한 불신이 거세지고 있다. 올들어 태평양, LG생활건강 등 빅메이커들이 마트, 인터넷쇼핑몰에 기존 시판 전문점용 제품의 직거래 공급을 통해 공식화하고 심지어 마트에 직영숍을 입점시켜 매출확대에 나서자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초저가화장품, 인터넷, 마트 등 주변에 전문점을 위축시키는 환경들로 가득한데 누구보다 전문점의 애로점을 이해줘야 할 메이커들이 오히려 전문점에 등을 돌리고 있어 허탈감마저 든다." 수원 영통동에 있는 한 전문점 사장은 메이커의 이같은 처사가 상도의를 넘은 지나친 처사라며 강하게 토로했다. 소비자가 전문점을 외면한 직접적인 이유가 바로 인터넷 제품과의 가격마찰 때문인데 메이커들이 유통관리에나서지 못할 망정, 제품공급에 나서면서 전문점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 모 전문점주는 “전문점의 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상위 메이커들이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불만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전문점주들 중심으로 이들 상위메이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일부에선 이들 제품에 대한 매입 자체를 꺼리고 있을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본사와 전문점 사이에서 대리점주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전문점은 본사에 대한 항의 표시로 대리점주에게 공공연히 제품 반품을 요구하는가 하면 제품 수금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으나 워낙 메이커에 대한 불신이 커서 상황에 따라 이같은 모습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 유통 전문가는 “전문점주 사이에서 한계상황에 다달았다는 불안 심리가 만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83호 9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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