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브랜드가 잇따라 수입되면서 이들의 판매처를 놓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수입 화장품의 경우 지난해 의약품 등 수입실적 중 가장 높은 140%의 증가세에 이어 올해 역시 5억달러(지난해 4억1천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수입화장품 증가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로 인해 해외 명품 선호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 상륙한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은 백화점, 특히 강남 지역에 위치한 현대 본점, 신세계 강남점, 갤러리아 압구정점을 일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시장의 경우 강남지역에 위치한 이들 백화점 입점이 명품으로 인정받는 지름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백화점과 할인마트로 양극화된 소비현상에 따라 고급화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백화점업계에서는 이같은 수입물결 현상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해외명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국내서도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며 “이미 세계적 브랜드가 20여개 이상 입점해 있으며, 이들 업체 간의 경쟁만 해도 심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골프용품 다음으로 명품비중이 높은 화장품의 경우 백화점마다 동일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특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가 없는데, 굳이 비슷한 브랜드로 눈을 돌리겠냐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수입 명품 브랜드가 백화점 진출을 위해서는 시장성, 차별성 등 철저한 사전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백화점의 경우 이미지에 걸맞는 최고의 가격과 품질을 고수하는 브랜드로만 구성됐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별성을 지녀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헤어 역시 백화점 측이 주목하는 차별화된 품목이다. 여성탈모 인구가 늘어나 전문적인 헤어제품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처럼 백화점은 기존의 기초, 색조 제품의 틀을 벗어난 브랜드로 새로운 고객층 형성에 중점을 두고 영업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백화점별 매출이 높은 품목 경향, 주요구매 연령대 등을 분석해 제품판매가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지역별 성향을 반영한 백화점 상황을 파악해 진출을 시도하는 것이 브랜드 정착에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해석이다. 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강남지역 백화점을 주장하는 자세부터 버려야한다”며 “브랜드와 백화점의 고객타깃이 부합되는 게 첫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밀려드는 고급 수입품과는 반대로 성공을 보장하는 백화점 유통 진입로는 턱없이 좁은 현실에서 고가 수입품들이 마땅한 유통경로를 찾지 못해 고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308호 기사) - 정은숙 기자 freshj@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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