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이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메이커와 전문점 사이에서 도저히 수익모델을 창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사장될 위험에 빠져 있는 것이다. 구조적인 모순으로 인해 불치병에 빠져 있는 오늘날 대리점의 현실을 집중 진단해보고 과연 해결방안은 존재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고사 직전의 대리점 대리점이 붕괴되고 있다. 메이커와 전문점의 가교 역할을 하며 장업계 발전을 가져온 대리점이 이제 메이커와 전문점의 사이에 끼여 존폐 위기에 처한 것이다. 더욱이 대리점 활성화를 위한 뚜렷한 대책 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대리점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현재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업종 변경을 계획하고 있는 점장은 부지기수. 이들 대부분은 2년 이상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더이상 대리점 경영에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리점의 평균 수명이 얼마인지 아세요? 절대 2년을 넘지 않습니다. 대리점으로 생계 유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는 2년이면 충분한 것이죠.” 신림동에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P사장의 말이다. P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대리점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대리점을 그만두는 것이 이익이라고 역설했다. 건대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K사장은 “대리점 해서 돈 번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며 “대리점 해서 성공한 사람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K사장은 “그래도 한 5년 전만 하더라도 대리점으로 그나마 밥이라도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K사장의 말처럼 지금 대리점은 최악의 상황이다. 메이커와 전문점의 중간에 끼여 수익이 창출될 수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노마진의 구조적인 모순 대리점 운영의 시스템적인 문제는 제품 구입가와 판매가 사이에서 절대로 적정 마진을 챙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대리점의 제품 구입가는 60∼65% 정도. 전문점의 정상적인 공급가는 70% 안팎이 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메이커의 밀어내기식 정책과 전문점의 과당 경쟁, 도매상의 성행으로 전문점 공급가는 갈수록 낮아져 지금은 대리점 구입가와 전문점 공급가가 거의 동일한 형편이다. 속칭 정상적인 마진인 ‘앞마진’이 없다보니 대부분의 대리점이 메이커의 리베이트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판매량에 따른 판매 리베이트나 결제에 따른 결제 리베이트의 경우 현재 대부분 15∼16% 선에 그치고 있다. 이것만이라도 순수 마진으로 남으면 박리다매를 통해 대리점이 운영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소총 팔려면 대포를” 전문점마다 판촉 경쟁이 붙어 대리점에서도 이를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소총 하나 팔려면 대포를 가지고 가야 합니다. 브랜드 파워니 제품력이니 하는 것은 뒷전이죠. 일단 판촉이 좋아야 판매가 되는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그렇다보니 전문점에서도 판촉 좋은 제품을 선호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대리점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거죠.” 장업계의 기형적인 성장과정을 시사하는 신대방동 Y사장의 말이다. 그동안 수입제품 유통에 관한 일을 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국내 A사의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Y사장은 과도한 판촉물 지원에 혀를 내둘렀다. 전문점에 지원하는 판촉물은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대리점과 절반씩 부담을 하고 있다. 1백만원치의 판촉물을 공급할 경우 대리점에서도 5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대리점이 메이커와 전문점의 중간에서 앞마진을 전혀 챙기지 못하고 리베이트로 운영되는 실정에서 판촉물 지원에 따른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마진은 겨우 10% 안팎. 이 마저도 순수 수입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세금과 직원 월급, 사무실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경우 5∼6%의 마진이 남는다는 것이 대리점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5천만원치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실제 주머니에 떨어지는 것은 3백만원 정도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오게 되는 것. 이 역시 수금이 모두 됐을 때의 계산이고 전문점 한두군데 미수 깔리게 되면 실제 수입은 제로에 가깝게 되는 것이다. 결국 노(no)마진으로 경영을 했다는 결과가 나온다. 대다수의 대리점들이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은 이런 구조적인 모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대방동 Y사장은 “대리점이 이런 기형아 같은 체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며 “아무래도 올해나 내년 쯤에는 대리점 체제에 커다란 변화가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호에 계속> <최철용 기자 / 사진 엄호섭 기자>

  webmaste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