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도 화장품제조업체와 수입업체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발표한 ‘2003년 식품의약품 통계연보 제5호’에 따르면 2002년 12월말 기준으로 국내 화장품제조업체수는 330개사로 전년 동기 203개사에 비해 무려 62.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화장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자들은 473명(2001년 말 기준)에서 186명(39.3%)이 증가한 659명(2002년 말 기준)로 조사돼 수입업체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화장품 업체의 증가추세는 연도별 집계에서도 최근들어 뚜렷하게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IMF 초창기인 98년도에는 140개사이던 국내 화장품제조업체수가 99년에는 7% 증가한 150개사, 2000년에 186개사, 2001년에 203개사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소폭 증가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국내 제조업체수가 330개로 크게 늘어나 한정된 국내시장을 둘러싸고 업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짐작시켜 준다. 화장품 수입자의 경우는 시기별도 다소 부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수입자수는 지난 2000년도에 677명에서 2001년도에 473개로 크게 감소했고 다시 지난해 659명으로 늘어나는 등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이번 통계연보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화장품업체수는 해마다 늘어나 경기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 확대로 인한 자연적인 증가보다는 화장품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들에 의한 창업붐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구나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잇따라 인원감축 같은 보수경영에 힘쓰면서 회사를 떠난 직원들에 의한 화장품업체 설립이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기존 화장품업체들이 자사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매출비중을 향상시키기 위해 별도의 법인으로 분사시키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이미지문화산업이라는 화장품산업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기업들이 신규 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몇해 전부터 국내 화장품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같은 업체수의 증가는 수요와 공급균형을 깨뜨려 업체 간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를 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345호 5면) - 김유진 기자 toyoujin@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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