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불황에 휩싸여 있는 전문점가의 최근 분위기다. 과거 할인 경쟁으로 적대적인 관계를 보이던 전문점들이 최근 들어 공생하려는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쟁 매장을 ‘내부의 적’으로 인식하던 풍토가 ‘같은 길을 걷는 동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등 ‘외부의 적’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책을 모색하는 등 전문점 유통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전문점들의 연합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다. 대구는 이런 움직임의 선도주자다. 지난 6월 3일 임시 발기식을 갖고 6월 11일 정식으로 출범한 대구광역시화장품전문점협의회(회장 구창조·이하 대구전협)는 조직 규모면에서 압도적이다. 850여개 전문점이 있는 대구 전역에서 대표성을 갖춘 150명의 전문점주가 회원으로 모였다. 구창조 회장과 이희종 명예회장을 비롯해, 부회장 2명, 이사 12명, 감사 5명, 사무장 1명, 총무 1명으로 조직 체계도 이미 구축한 상태. 대구전협은 회원간의 친목도모와 전문점 시장 활성화 모색 그리고 건전한 상도덕을 형성하기 위해 앞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3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용인화장품전문점협회(회장 안태용·용인전협)도 상권 안정화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용인 상권이 가격 질서가 지나치게 무너진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가 판매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용인전협 덕분. 안태용 회장은 “가격 할인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의 순이익은 비슷하지만 매장 운영이 한결 편해졌다”며 “이웃 매장과도 경쟁 관계이기 보다는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두 모임은 전국화장품전문점협회(회장 장억만) 가입도 거의 결정난 상태로 향후 전문점 시장이 전화협을 중심으로 한 지역단체 형식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지역 단체 성향의 전화협 각 지부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지역 상권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지역 전문점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시기적으로 늦음 감이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전문점 유통이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할 때 바로 자체 모임을 통해 정화 작업에 돌입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조사에서 십수년간 근무하다가 현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매장이 잘 될 수록 서로 도와가며 전문점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전문점들간의 이기주의로 인해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점주는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위기감으로 인해 최근 전문점들의 연합 움직임이 활발한데 이를 잘 활용해 전문점 유통이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철용 기자 a4g@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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