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시판의 새 영역 개척 BMK 박 찬 근 대표 참 시원하다. 머리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명쾌하다. 거기에 ‘개콘’이나 ‘웃찾사’ 수준의 유머 감각까지 갖췄으니 말 상대하기가 편하다. 허공을 내젓는 큰 손에선 열정이 느껴진다. 솔직히 그에게 발랄함이 넘치는 꽃 같은 블룸의 이미지가 쉽게 오버랩되지는 않았다. 블룸 시판을 선언한 BMK의 박찬근 대표. 잘 나가는 것 같던 백화점 브랜드를 왜 시판에 내놓을까. 잘 안 돼 접었다고 답한다. 2001년 블룸 브랜드를 들여와 롯데 등 주요 백화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롯데 영플라자에 인케이스를 내고 취급 브랜드를 10여개로 늘린 것이 화근이라면 화근. 6개월 만에 접고 블룸의 시판 유통을 참존 엔씨원에 맡기기에 이르렀다. 마침 참존도 색조 제품에 관심을 갖고 있어 별 이견 없이 계약을 맺었다. “매출에 대해 크게 욕심 안내고 가격 유지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사실 백화점에서 팔기에는 블룸의 가격대가 어중간했다고 자평한다. 블룸은 독특한 캐릭터 상품이다. 디자이너 나탈리 블룸이 머리에 꽃을 꽂고 애완용 오리를 키우는 멋쟁이 호주 아가씨 이미지를 캐릭터로 내세워 대번에 유명해졌다. ‘꽃이 피다’라는 뜻도 가진 이 블룸은 강렬한 비주얼의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특히 립글로스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제품이라고 말한다. 그가 아끼는 브랜드로는 또 로라 메르시에가 있다. 강남 지역 백화점에선 꽤나 이름이 높다. 갤러리아에선 평당 매출 1위라고 한다. 주요 백화점에서 잘 팔려 입점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이밖에 향수 편집매장 또한 BMK의 주요 수입원. 롯데 본점에 낸 향수 편집매장은 취급 브랜드만 100여 개. 잠실점 등 주요 점포로 확장일로에 있다. 이제 막 돛을 올렸다고나 할까. BMK 트리오가 미풍을 받아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블룸은 안정된 제휴로 판로를 닦고 있고 로라 메르시아나 향수 편집매장이나 그 수를 더해가고 있으니 똘똘한 삼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반기는 아무래도 몸집 키우기가 될 것 같다. 그래서 박 대표는 매출 이야기는 내년에 하자고 한다. 백화점 장사를 오래하다 보니 불만도 있게 마련. 백화점이 신브랜드 육성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 고객들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과감하게 브랜드를 유치할 필요가 있는 데도 백화점은 당장의 매출과 일부 고정 고객이 있다는 이유로 모험을 않는다는 것. 그런 가운데 로라 메르시에의 성장은 사실 눈부시다. 일본 출장길에 블룸을 목격하고 이거다 싶어 시작한 블룸 사업. 호주의 꽃인 블룸은 박 대표가 부르기 전에는 꽃이 아니었다. 그가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블룸은 한국에서 꽃이 됐다. 43세의 박 대표. 20세부터 43세였다며 웃는다. 얼굴인지 머리인지 쓰윽 만진다.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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