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회귀 결단 성공적 비전있는 영업 본궤도에 -한불 ‘야전 사령관’ 김 학 면 전무- 태권도 2단의 단단한 체구, 거침없는 말투,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는 터프함에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마주하면 그렇게 소탈하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쏟아낸다. 옛 영화를 꿈꾸는 한불인들에게 그는 꼿꼿한 사부인 듯 푸근한 대형인 듯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한불화장품 김학면 전무. 추상 명사나 미사여구를 걸러 낸 대화법이 사뭇 직설적이다. 김 전무는 대뜸 신용론을 꺼낸다. 매출도 재력도 건강도 모두 신용에 속한다. 그러나 그 신용은 ‘저축’돼 있을 때만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잡힌 매출이 모두 매출인가. 나중 재고가 쌓이고 반품이 돼 돌아오면 그건 꽝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보다 뒷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재고 관리는 그의 지론이다. 여름철 부진도 거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재고 관리를 포함한 준비 부족 아니냐고 몰아친다. 자리를 함께한 간부들 표정이 머쓱하다. 한불은 대안이 있는가. 그 해답은 대리점에서 찾는다. 그간 한불은 모 브랜드숍에 제품을 넣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측대로 들러리 선 꼴이었다. 손을 뗐다. 소비자 신용을 되찾자. 그래서 다시 대리점이다. 단 무(無)재고다. 김 전무는 실행에 옮겼다. 대리점과 함께하는 한불, 전문점을 위한 한불의 기치를 들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에 손을 댔다. 내달이면 직거래팀을 해체하고 시판브랜드팀 ICS팀으로 대리점팀을 보강한다. 다시 물었다. 왜 대리점인가. “물류 부담을 최소화합니다. 제품을 적기 공급하고 제품 교환도 바로 바로 됩니다. 중간마진을 없애보겠다고요? 그러나 대리점을 챙겨주면 몇 배 상승효과가 있습니다.” 역시 대리점 예찬론자다. 직거래로 얻은 것은 적자, 잃은 것은 고객 신용임을 절감했다. 한불은 최근 대리점 영업사원을 뽑고 있다. “요즘 직원 늘리는 회사 봤어요?” 반문한다. 그의 인력 운영방침은 색다르다. 예비 인력을 운영해 항상 조직의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인력의 공백을 막음으로써 일의 연속성을 잃지 않는다. 신용론의 ‘저축’ 부분에 해당한다. 정예 인력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하루 4시간을 무언가를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김 전무는 부지런하다. 각종 조찬 모임에 참석해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챙기고 다른 업종에서 배울 것을 찾고 깨우친다. 그리고 회사에 돌아와 직원들과 대화를 통해 보고 들은 바를 옮긴다. 직원들에 대한 인풋(in put)이다. 김 전무는 이어 도매업 인터넷 등의 유통 현장을 찾는다. 제품뿐 아니라 직원 정보를 알기엔 안성맞춤. 판매 동향에서 직원들 술버릇까지 죄다 듣는다. 자신과 직원이 얼마나 공감을 이루고 현장에서 실천으로 이어지는가를 눈으로 본다. 아웃풋(out put)을 확인한다고나 할까. 일요일이면 회사에서 제일 뚱뚱한 직원을 데리고 산을 오른다. 직원보다 그 부인이 더 좋아한다고 한다. 김 전무-신용은 저축하되 뱃살은 저축하지 말지어다.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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