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팀에 들어오면 누구나 백화점을 돌아야 한다. 손님으로 매장을 찾아 미용사원으로부터 카운슬링을 받고 고객 응대 요령을 체크한다. 이를 각 매장별로 점수를 매긴다. 이러한 자료가 쌓이다보니 어느새 백화점급 교육 프로그램이 생기고 프리미엄급 고객 응대 및 카운슬링 능력을 갖추게 된다. “화장품 영업은 99%가 교육입니다. 점주들을 설득하고 교육을 시키는 것이 영업의 첫 관문입니다.” 얀센코리아의 서정용 대표는 교육 지상론자다. 교육팀에 각종 책을 사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유능한 강사가 있다면 직접 스카우트에 나선다. 지금 팀장도 삼고초려해서 영입했다. 서 대표는 기존 업체들이 시판 시장에서 고전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를 인적 관리의 허술함에서 찾는다. “그저 제품만 갖다 놓고 마진만 준다면 당장은 굴러 가겠죠. 그러나 유지 관리는 금세 한계에 부닥칩니다.” 서 대표는 이를 구좌(전문점)관리라고 말한다.교육만 하면 다 되는가. 영업은 어떻게 할까. ‘아침에 전화를 열군데 정도 한다. 한번 찾아가 보겠다. 샘플 넉넉히 갖고 인사 좀 드리겠다. 그리고 차 한잔 주실 거죠 라고 꼭 덧붙인다. 그러면 2, 3곳이 연결된다. 점주를 찾아 샘플을 주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교육 일정을 잡는다. 교육시키고 나면 거의 구매와 연결된다.’ 서 대표의 노하우다. 영업을 물어 보았더니 교육으로 돌아갔다. 역시 교육이다. 얀센코리아의 브랜드 구색은 다국적 삼각 편대다. 주력 얀센은 독일 에스테틱 브랜드이고 들여온 지 4개월 된 마리 루이즈는 일본 스킨케어 크림이고 한국에 온 지 열흘 된 스탕달은 프랑스 카운슬링 브랜드이다. 타깃층을 약간 달리하면서 상호 보완 작용을 한다. 이유가 있는 것일까. 대답은 서 대표의 유통 철학에 있다. 서 대표는 전방위 유통을 주장한다. 인터넷 홈쇼핑 등 모든 채널을 아우를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한꺼번에 다 죽이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논리다. 어쨌든 얀센은 100여 거래 전문점을 통해 확실하게 터를 잡았고 마리 루이즈는 품목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일본 제품 선호 계층이 뚜렷함을 느꼈다고 한다. 계약 7개월 만에 속 썩이다 들여 온 스탕달은 꽤 많은 마니아가 있어 놀랐다고 한다. 수입 브랜드 취급 17년, 늘 인맥이 부족하다고 느낀 서 대표. 사람 사귀기의 저돌성을 유감없이 드러낸 일화. 지난 2월 전문점협회 총회(세종호텔)가 무르익을 무렵 그는 단상으로 달려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나 서정용이 여기 있다’라고 외쳤다. 덕분에 몇몇 중요한 ‘구좌’를 확보했다고 한다. 수석(水石)을 즐기는 서 대표. 그의 투지와 심미안, 화장품 사업의 양면 같았다. (437호 3면)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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