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은 자신의 피부 타입을 잘 알고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이다. 피부 진단 프로그램과 그 기기를 개발하고 나아가 맞춤화장품 ‘커스터매틱스’를 개발, 전문점 시장에 뛰어든 바헬 김영훈 대표. 피부 타입 301가지는 10여 년 동안 13만 명의 데이터를 근거로 표준화한 것. 그의 오랜 노작이다.
김 대표는 우선 전문점에 피부진단기기를 공급하기로 하고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 “다들 어렵잖아요. 기기를 사라고 하기엔 부담될 것 같아 보증금만 받을 생각입니다. 한 50~60만원 정도 될 겁니다.” 기기를 들여 놓으면 제품 진열장을 주고 판촉 지원도 하게 된다. 고객은 전문점에서 피부 측정을 받은 후 결과에 따라 커스터매틱스 제품에서 알맞은 것을 받게 된다. 이른바 원스텝 솔루션(one step solution)이다.
요즘 전문점의 기(氣)가 꺾였음을 김 대표는 피부로 느꼈다. 2~3년 전만 해도 이 기기를 설명할 때는 점주들이 “좋긴 좋은데… 그것 없어도 장사 잘 되는데… 귀찮게 그런 걸” 하던 점주들이 “한번 들여놓아 볼까. 도움이 되겠지”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 진단기기와 프로그램은 2002년 일본에 수출됐고 삼성의료원 피부과에도 들어가 있다. 또 최근 문을 연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도 진출, 손님들이 피부 진단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김 대표는 전한다.
“제품을 파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 관리입니다. 맞춤화장품은 특성상 재구매가 활발하고 또 그만큼 제품을 까다롭게 살피거든요.” 그래서 바헬은 고객들에게 네트워크를 통해 피부 상담을 해주고 메일도 발송하고 특이 피부는 피부과에 연결시켜 준다는 것.
김 대표가 축적된 자료 결과를 귀띔해줬다. 최근 한국 여성은 피부 지성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피지 분비가 많아져 모공이 커지면서 건성이 줄고 있다고 한다. 점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여인 피부를 닮아가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특히 여드름 아토피 등 트러블 피부 증가세는 확연하다. 이 또한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 하지만 다행인 것은 자연 노화는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한손에 피부 진단기기를 들고 한손에 맞춤화장품을 든 바헬 김 대표. 뒤에는 13만 명의 데이터가 버티고 있다. 전문점에 과학의 바람이 불어온다. (434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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