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이 혹사당한다. 컴퓨터 자판을 타닥타닥 두드리고 핸드폰을 콕콕 찍고 심지어 용감하게 스테플러 알까지 뜯어낸다. 주부들은 물질에 매니큐어가 다 벗겨진다. 손톱에 무관심하다. 한국에선 여성들이 특별한 날 미용실에 가지만 미국 여성들은 네일 살롱을 찾는다. 남편의 손톱이 예뻐 결혼했다는 네일협회 최경희 회장. “그동안 네일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 고생 많았지요. 10년 가까이 네일 산업을 키우고 학생들을 길러내며 이제 겨우 자리를 잡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난해는 협회 자료 등을 디지털화하느라 진이 빠졌다. 곧 그 결과를 학원장 기자 등을 초청해 자세히 알려줄 계획이다. 협회의 가장 큰 행사인 씨네일 대회도 지난해는 이틀 치르느라 돈도 많이 들어갔다. “그래도 회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네일이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인지라 즐거움은 두 배였다”며 웃는다. 3월 화장품박람회에서 다시 한번 네일 단체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최 회장은 네일의 ‘내일’은 좋은 인재에 달렸다며 우선 산학 협동을 꼽는다. 대학에 독립된 네일학과를 설립하고 늘리는 것이 올해의 목표. 지금 한 곳에 설립돼 있고 점차 늘리기 위해 여러 대학과 접촉하고 있다. “네일을 가르쳐 보니 비전문학과에서 1년 16주 과정으로는 턱없이 모자라요. 그러니 졸업하고 제대로 네일 일을 할 수 없어 다시 학원을 찾는 학생이 많을 수밖에요.” 네일의 산업화는 요원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의식주가 점차 서구화하는 경향을 보면 답이 나온다고 한다. 결국 미용실을 찾는 손님이 점차 네일 살롱으로 발길을 옮긴다는 판단. 최 회장이 학생 실습 삼아 낸 네일숍에 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네일이 너무 아트에 치우친 것은 아닌지. 네일 아트는 사실 전문가들이 지어낸 말. 살롱 위주의 산업화에 앞서 학원이 먼저 우후죽순 생기며 지나치게 예술성을 강조한 나머지 일반 대중들에게 낯설게 되는 결과를 불렀다. 사실 네일 작업의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손톱 관리. 손톱이 부러져도 그만, 깨져도 그런가 보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도 그냥 넘어가고…. 아직 손톱의 건강학에 대해 무지한 여성이 많다. 최 회장은 네일 홍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네일 데이(4월1일)를 기해 손톱 케어 행사를 전국적으로 펼치는 것. 이웃의 문제 있는 손톱을 가진 남녀노소를 초청해 다듬어 주고 깎아 주며 건강한 손톱으로 만들어 주기로 했다. 결혼 4년 된 남편의 손톱 발톱을 직접 깎아주며 얻은 아이디어. 이렇게 네일 사랑은 남편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족; 최 회장은 무좀에도 일가견(?)이 있다. 다음은 직접 시행한 민간요법. 준비물 정로환 1병, 현미 식초 1병. 대야에 식초와 환을 넣고 발로 슬슬 환을 뭉개며 40여 분 정도 담근 뒤 깨끗이 씻는다. 여름에 두 세 번 하면 무좀 끝. (427호 3면)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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