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사드 보복 입김에 화장품 업계 전체가 휘청거린 한해다. 또 기능성화장품 범위가 확대됐고 화장품 산업 발전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국회 헬스뷰티포럼이 공식출범했다.특히 H&B숍이 시판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헬스&뷰티숍이 시판 화장품의 중심 채널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11월 한중 정상이 양국 관계 정상화에 전격 합의하면서 대중국 화장품 비즈니스가 과거 명성을 회복할지 주목되는 시기다. 올 국내 화장품 업계를 둘러싼 주요 이슈를 정리한다.

1. 사드 갈등 새국면 정상화 합의

한국과 중국 외교 당국이 10월31일 양국 정상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 추진을 전제로 사드 갈등을 덮고 모든 분야 교류협력을 상호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회복하기로 전격 합의했기 때문이다. 사드 한국배치가 결정된 지 1년4개월 만에 그리고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금지 지침을 시행한 지난 3월15일 이후 7개월만에 직격탄을 맞은 화장품 업계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단체관광 재개 움직임이 시작됐고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대중국 비즈니스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2 기능성화장품 범위 확대

올해부터 기능성화장품 범위가 10종으로 확대되고 샘플화장품에도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표시가 의무화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프리미엄 화장품 육성을 위해 기능성 화장품 범위를 기존 주름개선, 미백, 자외선차단 3종에서 염모, 탈색과 탈염, 아토피성 피부에 보습 등 7종을 추가해 총 10종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염모, 탈모방지, 제모 등 4종은 의약외품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되고, 여드름성 피부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화장품 등 3종이 새롭게 기능성화장품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3. 사드 보복 화장품 업계 강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매출이 급감하고 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통관거부 등으로 화장품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면세점협회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40% 감소해 사드의 후폭풍이 거센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전체 면세점 시장 매출은 18.8% 줄어든 1조593억 원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입국 금지령이 내려진 3월 15일 이후 중국인 매출은 전년비 30%이상 감소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한국산 화장품 통관거부를 비롯 위생허가 지연 등의 문제와 함께 중국내 한국 화장품 불매운동 등중국인들의 혐한(嫌韓) 감정에 골머리를 앓았다.

4. 국회 화장품 산업 육성 조직 출범

화장품 산업 등 K-뷰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제도와 정책을 발굴하는 국회 조직이 구성 운영된다. 국회 헬스&뷰티 미래발전 포럼(대표의원 감상희)은 7월21일 국회 도서관 4층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갖고 첫 공식활동으로 '국회 헬스&뷰티 미래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포럼 참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을 대표의원으로 경대수, 기동민, 김성수, 김승희,신보라, 전혜숙, 정운천, 정춘숙, 주광덕, 최도자 의원 등 여야 의원 11명이다. 이 포럼은 앞으로 국회와 정부, 학계, 산업계가 공동으로 뷰티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발굴하고 우리나라 생활건강 뷰티산업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연구단체다.

5. 나고야의정서 대응 TF팀 출범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국내 화장품 업계 실무 대응 TF팀이 출범했다. 대한화장품협회(회장 서경배)는 여의도 전경련회관 2층 컨퍼런스센터에서 나고야의정서 실무대응 TF팀 발족식을 갖고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화장품 업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화장품 연구개발 생산 전문기업 코스맥스 전용석 법무팀장을 나고야의정서 실무대응 TF팀장으로 선임하고 앞으로 화장품 업계 대응 방안을 확정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나고야의정서는 화장품 원료 수입으로 발생한 이익을 자원 수입국가와 공유하는 게 핵심으로 지난 8월17일부터 사실상 발효된 상태다.

6. 기능성 화장품 하루 93.5개꼴 허가

기능성 화장품 허가 품목수가 급증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에 정부가 허가한 기능성 화장품 심사·보고 품목수는 총 11,321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식약처 화장품심사과에서 하루에 93.5개 꼴로 기능성 화장품을 허가한 셈이다. 기능성 화장품이 국내 화장품 시장을 리드하는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화장품법 개정에 따라 염모, 제모, 탈모증상 완화, 여드름성 피부완화 관련 제품들이 기존 의약외품에서 기능성화장품 품목으로 전환되면서 이들 품목 허가 품목수도 1,718건으로 기능성화장품 범위 확대로 인한 허가 품목수도 동반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7년 상반기 기능성화장품 허가품목을 유형별로 보면 심사품목이 601건, 전환품목 1,718건, 보고품목이 9,002건으로 보고품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7. 화장품 CEO 4명 100대 주식부자

화장품 CEO 4명이 국내 주식부호 100명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과 한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보유 주식가치가 연초보다 6.8% 증가한 7조9천169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클리오 한현옥대표는 연초보다 30.9%증가한 4천50억원으로 956억원이 증가했다.

한불화장품을 흡수합병한 잇츠한불 임병철 회장은 연초 1천35억원이었던 주식 평가가치가 21일 3천442억원까지 증가해 함박웃음을 지었다. 증가율은 232.6%에 달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는 아모레퍼시픽 2대 주주로 올해 공식적으로 회사의 일원이 됐다. 지난 1월1일 평사원으로 입사한 서민정씨의 주식은 9%증가한 3천239억원이다.

8, 화장품 생산실적 13조 20% 성장

우리나라 화장품 생산실적이 13조원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화장품 빅2 생산실적이 전체 시장의 61%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생산실적은 2015년 사상처음 1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생산실적은 13조 514억원으로 21.6% 증가했다. 20%가 넘는 성장률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화장품 생산실적 상위 20대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엘앤피코스메틱, 코리아나화장품, 카버코리아, 애터미, 리더스코스메틱, 토니모리, 에뛰드, 에이블씨엔씨, 잇츠스킨, 클리오, 코스모코스, 코스토리, 네이처리퍼블릭, 더샘인터내셔널, 마임 등이다.

9. H&B숍 PB브랜드 앞세워 틈새공략

H&B숍이 PB(PrivateBrand)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는 틈새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왓슨스의 핑크에디션바이퓨어뷰티는 2015년 출시 이후 매해 두자리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해외 인기 브랜드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오되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롭스는 뷰티툴 상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파운데이션 브러쉬부터 컨실러 브러쉬, 파우더 브러쉬, 등과 같은 브러쉬 뿐만 아니라 뷰티 필수품인 면봉, 화장솜, 뷰러, 등 다양한 뷰티툴 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다. 롭스 관계자는“마스크팩의 경우 목화솜을 이용해 만든 질 좋은 시트에 영양성분이 가득 담긴 시트 마스크팩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으며 그 외 피부 타입에 맞게 팩을 할수 있도록해 집에서도 샵에서 관리 받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도 ‘라운드어라운드(ROUND A’ROUND)’를 비롯한 PB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10 미샤 서영필 대표 지분 매각

에이블씨엔씨 서영필 대표가 비너스원에 주식을 양도하면서 사실상 회사 매각이 이뤄진 모양새다. 에이블씨엔씨는 서 대표 보유 주식인 431만3730주를 투자회사 비너스원에 양도,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가 IMM컨소시엄으로 변경됐으며 서 대표가 기준 가지고 있던 지분 29.31%는 현재 3.79%만 남았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00년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뷰티넷으로 출발, 2002년 브랜드숍 미샤로 국내 화장품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미샤는 론칭 2년 만인 2004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로 브랜드숍 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저가 화장품’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적자의 늪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끊임없이 위기설이 제기돼왔다.

최주연 기자  sta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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