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코스메틱 최주연 기자] 올해 화장품 유통은 시판시장에서 H&B숍의 성장세가 돋보인 가운데 사드발 금한령으로 국내 면세점 시장이 위축된 점이 두드러진 변화다. 특히 H&B숍은 신세계 ‘부츠’의 가세로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파이를 키워가고 있고 온라인 화장품 유통과 마케팅이 그어느때보다 보다 활기를 띈 해다. 2017년 한해 화장품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를 짚어 본다.

H&B숍, 대형화로 고객잡는다

H&B숍이 신세계 ‘부츠’의 가세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각 사들이 대형화를 통한 고객잡기에 나선 한해다.

올리브영은 제품군 확대와 더불어 가성비 좋은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파는 기존 전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매장수를 크게 늘리는 계획보다는 이미 주요 대도시 상권에 입점이 완료됐기 때문에 지역별 차별화 전략에 나설 계획이다.

H&B숍 매장수 현황

왓슨스는 즐겁고 편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매장 레이아웃 구성과 상품 테스팅 구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7년 8월 기준 157개인 매장수는 올해 말까지 30개 정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런칭 5년차에 접어든 롭스는 2017년 5월 대구동성로점을 시작으로 새로운 신규 포맷점포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특히 경쟁사에 비해 대형 매장으로 규모 면에서 우위를 가진 점포를 위주로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명동 중심가에 최근 오픈한 신세계 부츠 명동점은 총 1284㎡ 규모로 조성됐으며 4개층을 갖췄다. 신세계가 지금까지 선보인 매장 스타필드 하남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고속버스터미널점 중 가장 큰 규모다.

H&B숍 PB브랜드 앞세워 틈새공략

H&B숍이 PB브랜드를 앞세운 틈새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왓슨스는 타H&B 스토어와 비교했을 때 색조 카테고리가 경쟁력있게 자리잡고 있다. 핑크에디션바이퓨어뷰티의 경우 2015년 출시 이후 매해 두자리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롭스는 뷰티툴 상품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운데이션 브러쉬부터 컨실러 브러쉬, 파우더 브러쉬, 등과 같은 브러쉬 뿐만 아니라 뷰티 필수품인 면봉, 화장솜, 뷰러, 등 다양한 뷰티툴 상품을 구비해 놓고 있는 상태. CJ올리브영도 ‘라운드어라운드(ROUND A’ROUND)’를 비롯한 PB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중국 금한령 면세점 시장 강타

3월15일 사드배치에 의한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중국관광객이 감소되면서 국내 여행업계와 면세점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면세점협회는 4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37만8500여명으로 사드의 후폭풍이 거센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전체 면세점 시장 매출은 18.8% 줄어든 1조593억 원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업계 1위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지난해 2326억원에서 96.8%나 줄었고,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249억원으로 42.1%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상반기에만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밖에 화장품구매수량의 제한도 면세점 매출에 제동을 걸었다. 아모레퍼시픽은 9월 롯데, 신라 등 국내 면세점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제한 수량을 종전 대비 최대 75%까지 축소했다. LG생활건강도 8월 초부터 후ㆍ공진향ㆍ인양 3종 등 세트제품 6개와, 숨ㆍ워터풀 3종 등 세트 제품 2개 상품에 대해 최대 5개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다만 지난 한중 정상이 관계정상화에 합의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사드 갈등이 해빙 모드로 전환되는 등 중국 비즈니스에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중국 소비주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중 관계 회복 기대감에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2.45% 오른 121만4,000원, 아모레퍼시픽은 1.12% 상승한 3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등 대표적인 화장품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한중 관계의 중요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 속에 화장품, 면세점 등 유통업계도 수혜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유통 마케팅 온라인 이동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 유통규모가 확대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6조 8,446억 원으로 잠정 집계되는 등 온라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상태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 10월 화장품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와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85%가 모바일이라고 응답했고 이어 ‘인터넷’ 10%, ‘홈쇼핑’ 5% 순으로 답했다.

이는 일명 ‘엄지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온‧모바일 쇼핑계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으로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6조 원을 넘은 것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모바일의 역할과 비중이 두드러지게 확대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화장품 업계의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화장품 마케팅과 유통이 주류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디지털과 모바일 혁신을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영업과 마케팅 방식을 본질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모바일을 중심으로 가장 혁신적인 디지털 IQ를 가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주연 기자  star@geniepark.co.kr

<저작권자 © 제니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