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전문 메이커 프로랑스의 이종경 사장(57). 그는 청춘을 고스란히 립스틱 섀도 매니큐어 등 색조 연구와 제품 개발에 바쳤다. 언젠가는 색깔에 몰두해 걷고 있는데 어린아이의 나풀거리는 머리에 매어진 리본이 눈에 띄었다. 순간적으로 스친 아이디어. 형광색. 그래서 한동안 여성들은 너도나도 형광색을 바르고 다녔다.
“저는 영업사원입니다.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늙어요. 돌아다니면서 제품 정보도 얻고 트렌드도 살피고 해야 아이디어가 나오죠.” 현장을 중시하는 영업사원이라는 생각으로 거의 매일 전문점을 찾아 다니며 아이디어는 물론 전문점에 수익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점주들과 함께 상의한다고 한다. “립스틱 등 색조 제품은 수입품이 우리들한테 못 당하죠. 요즘 말로 게임이 안 됩니다.” 이 사장의 표현대로 수입제품이 왜 색조에서는 맥을 못추는 것일까. 브랜드는 단연 명품이지만 립스틱 등을 몇 십만원 받을 수는 없는 것. 따라서 포장이나 용기 등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제품력이 뒤떨어지지 않는 프로랑스 등 국산은 용기 디자인 등에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는 것. 품질 좋고 예쁘고 값싸니 자연히 국산품에 소비자 손길이 간다는 설명이다. 독일의 유명 메이커도 결국 두손 들고 나갈 만큼 색조의 국산 아성은 확고하다.
이 사장은 올해 마음먹고 추진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유통 다각화. 현재 중형 마트 등에 일부 납품하는 것을 확대해 대형 마트를 공략할 계획. 하반기 쯤이면 대형 마트에서 프로랑스 단독매장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곧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 이 사장은 기자에게도 새로 출시할 제품 사진만 살짝 보여줄 뿐 이름은 함구한다. 또 기능성 투웨이케익을 다소 높은 가격으로 선보이겠다고 한다. “어쨌든 전문점이 제발 잘 되었으면 합니다. 대형 메이커가 앞장서서 좋은 안을 내 놓을 때입니다. 전문점용 제품도 서둘러 내놓아야지요.”라며 전문점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보여준다.
기자를 배웅하며 등뒤로 “대한민국 컬러는 내가 다 만들었어”라는 이 사장은 색에 미친 것이 아니라 색에 대한 자부심 그 자체였다. (328호 3면 기사)
- 엄정권 기자 tastoday@csmt.co.kr
- 사진 복세욱 기자 ricky76@csmt.co.krwebmaster@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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