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회장 조수경)가 국회에 제출한 입법청원 핵심 내용 중 하나가 바로 미용기기 합법화 관련 법적근거 마련이다.

국제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의 피부미용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법·제도적 규제로 인해 피부미용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너무 많은 제한이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21세기 경제 산업은 뷰티서비스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정책적으로 많은 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만 행정적으로는 뒷받침이 전혀 안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에 조수경 회장은 뷰티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망업종이 기득권 단체에 억눌려서 행정을 바꾸지 못하고 구시대적 피부미용업무만으로 외국인에게 서비스하기에는 아주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미용기기 사용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피부미용실의 미용기기 사용 법적 근거 마련의 당위성은 이미 정부에서도 공감한 바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피부미용기기 제도 도입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전자부품연구원에 의뢰한데 이어 공청회를 추진한 바 있으며, (사)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 주최로 열린 뷰티산업비전 정책 간단회에서는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이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며 피부미용실 내 미용기기 사용이 합법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보다 앞선 2009년에는 '제 18차 국가 경쟁력 강화위원회 회의'를 통해 미용기기 분류, 관리 등에 대한 합리적 근거 미비로 일부 미용기기의 경우 의료기기로 분류돼 사용에 제한이 있다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법·제도를 지적한 바 있다.

미용기구 정의 조항 신설…미용기기 의료기기 재분류

미용기기는 현재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용이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의료기기로 분류, 관리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현행법은 미용기기를 의료기기로 분류해 피부미용실에서의 사용이 금지될 뿐 아니라 보유만 해도 행정처분을 받는 등 피부미용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와 달리 현실에서는 상당수 피부미용 영업자들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불가피하게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피부미용산업 발전뿐 아니라 고객 안전 확보 차원에서도 미용기기 사용을 허가하고 대신 병원용과 피부관리용으로 경계를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기기 사용을 양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즉, 피부미용 국가자격시험 시행으로 피부미용사를 양성화시킨 것처럼 미용기기도 사용 목적 및 사용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병원용과 피부관리용으로 명확히 구분해 양성화시킴으로써 불법 미용기기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수경 회장이 제안한 공중위생관리법 개정 요구안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먼저 조 회장은 현재 입법상의 불미에서 오는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공중위생관리법에 피부미용업을 신설하고 미용기구에 대한 정의 조항을 둬 미용기구의 개념을 분명히 한다는 내용을 개정 요구안에 담았다.

또한 복지부장관으로 하여금 미용기구의 사용 목적 및 사용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차이에 따라 체계적, 합리적으로 안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정하도록 한다(법 개정안 제8조)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을 통한 미용기기의 안전한 사용 및 관리를 통해 국민을 위한 피부미용 서비스의 질적 제고 및 뷰티산업 활성화와 여성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경 회장은 청원 이유에 대해 "피부미용업은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산업이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영세한 직종으로 인식돼 있고 행정적 제도 또한 미흡해 산업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용기기 근거 마련과 관련해 "수년전에 제정된 의료기기법에 묶여 있어 또다른 산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순수 미용기기로 제도를 만들어 뷰티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미용기기 조차도 기득권 단체의 저항이 있어 제도를 만들지 못한다면 의료산업 이외는 국가경쟁력시대에 뷰티산업은 멈추고 있으라는 논리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농민이 농기구 없이 손으로만 농사를 지으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뷰티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 정책을 실현하려면 하루속히 미용기기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의사들의 기득권에 눈치만 봐야 하는 현실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미용기기 사용 제한은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뿐 아니라 수많은 피부미용인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현안이다. 관련 공중위생관리법 개정 청원 내용이 빠른 시일내에 통과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8대 국회에서는 지난 2011년 발의됐던 미용사법안, 미용업법안, 뷰티산업진흥법안 등 3개 법률안을 통합해 위원장 대안으로 가결된 뷰티산업법률안을 만들면서 한줄기 빛을 보여줬지만 또 다시 제자리걸음으로 멈췄다"며 "미용기기의 합법적 사용 근거를 명시한 제도 신설과 미용업무 범위 확대 등 방안이 담긴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이 통과된다면 뷰티산업 경쟁력 제고에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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