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화장품 업체가 유기농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원료 함량 표시를 위반하거나 허위·과장 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유기농 화장품 50개(△국내산 24개 △수입산 26개)의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70%(35개)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화장품법 또는 유기농화장품 표시 광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반 유형을 보면 유기농 원료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이 21개로 가장 많았다. 웅진코웨이 '네이처런스 프롬 인텐시브 오르제닉 크림', 이노코스마 '퍼펙팅 크림', 오가닉솔루션 '내추럴 페이셜 토너' 등이 이 항목에 포함됐다.

유기농 함량이 더 높은 것으로 오인하도록 표시ㆍ광고한 제품은 유한킴벌리 '베베드 포레 베이비 크림', 에뛰드 '수분가득 알로에 퍼스트 에센스' 등 11개로 집계됐다.

이 밖에 유기농 원료 함량이 95%에 미달하면서 제품명에 유기농 용어를 사용한 제품과 유기농 화장품 인정 기준(유기농 함량 10% 이상)에 미달하면서 유기농 제품으로 표시·광고한 제품이 각각 5건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유기농 화장품을 표방한 제품들이 버젓이 유통되는 것은 대해 소비자원은 국내에 유기농 여부를 심사하고 사후 관리하는 제도와 인증기관이 부재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유기농 원료 함량 95% 이하 제품에 대한 세부적인 표시 기준이 없는 것도 허위 표시, 과장 광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유기농 화장품 구매 시 천연, 자연주의 등 용어와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며 "원료 함량 등 제품 표시 사항을 꼼꼼히 살펴 유기농 제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 표시·광고 기준을 위반한 업체에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으며 그 결과 35개 중 32개 업체가 약 122억 원에 상당하는 총 70만 개 제품을 회수해 표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업체는 조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는 의견을 소비자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A사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오해가 있어 증빙 서류를 소비자원 측에 다시 제출했다"며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더욱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료 함량 미표기로 적발된 B사 관계자 역시 "2달 전까지는 함량을 영문으로 표기했지만 현재는 국문과 영문으로 모두 표기하고 있다"며 "천연,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더욱 투명하게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표> 유기농 화장품 50개 표시·광고 실태 조사 결과

▲유기농원료 함량 미 표시 제품 현황

▲유기농원료 함량(95%) 미달 제품 현황

▲유기농 및 천연성분비율 오인표시

▲유기농 함량 표기 상이

▲유기농화장품 요건 미충족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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