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화장품'을 넘어 '개념 브랜드'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면서 패션∙뷰티 업계에 동물실험 반대, 장애인 후원, 유기견 후원 등 캠페인을 펼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

단순히 외모가 아닌 사회적 미(美)와 다양성의 가치를 알리는가 하면 제 3세계 어린이에게 제품을 기부하고, 불필요한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운동에 앞장서는 등 그 활동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고객은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동참 가능하고 기업은 사회 공헌을 통해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다양한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사회공헌포털인 ‘Make up your life’ 사이트를 새롭게 오픈했다. 이는 Make up your life(암환우에 대한 메이크업 등을 통한 자존감 회복), 핑크리본 캠페인(유방건강 의식향상), 희망가게(저소득 여성 가장 창업 지원) 등 그룹의 다양한 사회공헌 소식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도와주세요'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해요' 등 고객 참여형 메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에 후원 신청을 하거나 캠페인 참여 후 감동 사례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은 지속적으로 시각장애인을 후원하고 있다. 판매되는 제품 패키지에 점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표기를 병행하고 있으며 조향사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향수 에센스 키트가 들어있는 점자책을 만들어 한국 점자도서관에 기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는 록시땅 재단을 설립해 후진국의 시각장애 퇴치를 돕는 비정부기구 '오르비스'를 후원하고 있다.

천연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최근 국내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화장품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 '크루얼티 프리(Be Cruelty-Free)'에 참여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낳았다. 이 회사는 또한 중국에서는 일부 기능성 제품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천연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한해 동물 실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출을 포기하는 등 동물실험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패션 브랜드 중에서는 베네통이 눈에 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베네통은 1965년 설립 이후부터 유기견 후원 캠페인 '비 마이 프렌드(BE MY FRIEND)', 청년 실업자를 후원하는 '올해의 실업자'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캠페인 '더 페이스 오브 컬러스(THE FACE OF COLORS)'를 통해 의족 모델, 트랜스젠더 모델, 찰리 채플린의 손녀 등 미와 가치를 동시에 가진 모델 9명을 선정해 열정과 혁신, 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최근 10번째 모델로는 여성 리더십을 보여주며 '개념 아이콘'으로 가치를 입증한 가수 보아가 유일한 동양인 모델로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개념 브랜드 열풍과 관련해 최영미 베네통 코리아 마케팅 실장은 "본래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한 수단으로 의류와 화장품을 구입하지만 요즘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윤을 위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사회공헌 활동과 같이 보다 가치 있는 활동을 펼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뷰티·패션 업계의 사회공헌 활동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염보라 기자  bora@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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