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학회 화장품 광고 주장과 입증 주제 학술대회

화장품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해 피부과 의사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화장품의학회(회장 노영석, 한양대 교수)는 11월17일 대웅제약 베어홀 대강당에서 제4차 학술대회를 열어 앞으로 학회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기능성·유기농·한방화장품,전성분 등 화장품 표시광고 문구만으로 혼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정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피부과 의사가 가진 역할을 다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대학병원 피부과 의사들이 주회원으로 활동 중인 화장품의학회의 이런 움직임은 화장품법 개정에 따라 표시광고 실증제가 추진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특히 대한화장품협회(회장 서경배)가 현재 화장품광고자문위윈회를 두고 화장품 허위 과장광고 문구와 표현 등을 사전에 자율심의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협회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 대상이다.

더구나 정부가 화장품 제조판매 업체에게 화장품 효능효과 등 표시광고 문구에 대한 임상데이터 등 객관적 과학적 자료 제출을 의무화할 경우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 화장품 기업의 광고 마케팅이 사실상 불가능해 소규모 기업의 시장 퇴출을 부추기는 등 화장품 산업 전체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에 있어서의 주장과 입증의 문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식약청, 소비자시민모임, 화장품의학회 회원들의 주제발표에 이은 패널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술대회에서는 화장품 허위 과장광고의 개념 및 화장품 광고 관련 입증이 필요한 주장, 입증이 필요없는 주장, 주성분 표시 함량과 실제 성분 함량, 임상실험 대행기관의 샘플사이즈 문제 등 화장품 표시광고, 품질관리 등 현행 법규와 제도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해 앞으로 화장품의학회가 이 같은 영역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임을 암시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피부과 조소연 교수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살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이 화장품 모델들의 말과 광고 문구이며 스타마케팅이 제품가격에 반영되게 마련”이라고 전제하고 “소비자들이 효과 대비 터무니 없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도록 피부과 의사가 일조하고 국가에서도 연구에 협조할 수 있는 지원과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영석 한양대 피부과 교수는 “화장품 광고 대부분이 제품 자체에 대한 주장과 성분에 대한 주장이 많다”고 전제하고 “주장이 근거를 초과하는 경우를 과장광고라 하고, 주장이 근거가 결여되거나 잘못된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면 이게 허위광고”라며 “이런 경우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규제하거나 또는 소비자단체가 감시활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영석 교수는 또 “얼마전 레티놀 함유 화장품을 수거해 조사해 본 결과 표시 함량이 유지된 제품이 거의 없었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이는 제조사가 제조단계에서 함유량을 적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고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분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쨌든 함유내용이 표시내용과는 달랐다는 것이 문제이고 아주 극미량이 함유되어 있더라도 이를 광고하게 되면 사실 그것도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 화장품정책과 오영진 사무관은 “식약청은 현재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제를 도입해 제조업체의 입증체계를 강화한 상태”라며 “일정성분을 넣고 그것이 완제품의 효과인 것처럼 광고하거나 제품에 대한 효능효과가 아닌 성분에 대해 광고하는 경우는 업체에 입증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소시모에 최근 2년 동안 접수된 화장품 관련 불만 및 피해사례 14,000건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8,400여건 정도가 허위과장 광고였다”고 전제하고 “자외선차단제, 비비크림 등 일부 화장품 품목의 가격대별 품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유명회사 제품이 오히려 함량이 미달하고 저가 제품이 표시한 대로 들어있어 화장품 가격과 품질이 반드시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소비자들이 올바른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성균관대학교 피부과 이주홍 교수는 “정부가 허가한 기능성화장품이 임상시험기관을 통해 나온 데이터를 승인해주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대부분 화장품 임상시험기관의 표본의 크기가 너무 적고, 대조군이 없는 경우 등 미흡한 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주홍 교수는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도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겪는 이유는 성분을 봤을 때 자신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피부과 의사들이 교육자로써 화장품 광고 문구만으로 혼란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를 위해 제품에 옥석을 가리는 역할도 해야하며 특히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정부에도 조언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정부재 기자 boojae@geniepark.co.kr

정부재 기자  boojae@genie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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